봉황 알이라는 DJ·YS묘소,
진짜 명당일까?
한국에서 풍수는 왕조 교체와 천도론 같은 국가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현대에 들어서도 한국 풍수는
유력 정치인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풍수사 지창룡은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정치인의 묘소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일성 사망을 예언한 것으로 유명한 육관도사 손석우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대선 2년여 전 부친 묘소를
용인으로 이장할 것을 권했다. 김 대통령은 묘소를 옮긴 후
1997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얼마전 서거한 김영삼 前 대통령의 서울 현충원 안장(安葬)을 위한
묘소 자리 마련에도 풍수지리가 등장했다.
김대중 前 대통령의 묘소 자리를 정할 때도 지관(地官)을 맡았던
황영웅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 조선일보와 통화에서
“YS와 DJ 묘소 자리는 각각 봉황의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이며
두 사람의 묘소는 봉황이 날개 안에 품고 있는 알”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YS와 DJ의 묘는 우주와 지구의 좋은 기(氣)가 응축된
대명혈(大明穴)로 이 곳에 안장된 사람과 후손들의 혼이 맑아져
하는 일이 잘 풀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와는 다른 의견이 있다.
봉황 알이라는 DJ·YS 묘소, 전형적인 '뻥풍수'라는데…
"봉황이 알을 일곱 개 낳았다고요? 그 봉황, 항문 파열로 죽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묘역에서 나왔다는 일곱 바위에 대한 풍수학자
최창조 전 서울대 교수의 평이다. 지난달 27일 일본 오사카시립대 노자키 미쓰히코(野崎充彦) 교수와 만났을 때 나온 말이다. 노자키 교수는 한국 고전문학 전공인데 '한국의 풍수사들(韓?の風水師たち)'을 출간할 정도로 한국 풍수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마침 노자키 교수가 한국을 방문하여 점심을 함께하던 자리였다.
"왜 대통령들이 풍수상 길지에 묻히고자 하는 것일까요?"(노자키)
"자기 후손 잘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지요."(최창조)
"DJ와 YS 묘가 현충원 안에서 두 봉황 알에 해당한답니다."(필자)
"DJ 묘는 혈(穴·땅 기운이 모이는 곳)이 맺히지 않은 땅입니다.
더구나 현충원은 1950년 전쟁 중에 전사한 젊은이들, 그 가운데에서도
결혼도 못 한 영혼들이 잠든 곳이요, 위로받아야 할 원혼들의 터입니다.
고종명(考終命·제명대로 살다가 편안히 죽음)하는 사람들에게 맞지 않아요."
(최창조) 그날 따라 최 교수 발언은 직설적이었다. 잡술로 치부되던 풍수를
학문 반열로 올려놓으려 평생 노력해온 그이다. 풍수를 강의한다는 비판에 못 이겨 서울대 교수직을 그만둔 ‘풍수 순교자’였다.
그런 그가 작심 발언을 한 까닭이 무엇일까? 흉석(凶石)에 지나지 않는 바위를
‘봉황 알’ 운운하며 세론을 현혹하는 술사들 때문이었다. 안영배 동아일보 기자도 ‘YS 묘의 봉황포란형’ 운운에 대해 전형적 ‘뻥풍수’라고 단언한다.
납득할 만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땅 모양을 짐승에 빗대어 표현하는 허풍이 바로 ‘뻥풍수’라는 것이다. 안 기자는 20년 넘게 ‘도사과’(풍수·사주·관상 등)를 취재하다가 심층적 접근을 위해 풍수학 석·박사를 딴 전문 기자이다.
DJ와 YS 묘역이 풍수상 무엇이 문제인가? 첫째, 혈이 아니다. 성리학의 대가이면서 풍수에도 능했던 주자(朱子)에 따르면 혈이란 침 놓을 자리처럼 특정한 곳에 하나가 있을 뿐이다(一定之穴). 현충원의 혈처는 창빈 안씨(선조 임금 할머니)가 자리하고 있다. DJ 묘는 바로 창빈 안씨 묘역을 침범한다. 조선왕조는 묘역에 일정한 거리를 둘 것을 법으로 정하였다. “청룡백호 안의 양산처(養山處·묘역)에 타인이 무덤 쓰는 것을 금한다”고 ‘속대전’은 규정한다. 창빈 안씨 묘가 비록 멸망한 왕조 것이라고는 하지만 DJ 묘역을 이곳에 잡은 술사나 이를 허락한 당국은 최소한의 풍수 윤리를 저버렸다.
둘째, 광(壙)을 파다가 돌이 나오면 길지가 될 수 없다. 돌이 나온 땅을 왕릉으로
잡은 지관은 곤장을 맞거나 유배를 당하였다. 조선 중종 때 성담기와 황득정이란 풍수 관리가 곤장을 맞아 죽었다. 광을 파다가 돌이 나왔다는 이유에서였다.
1901년 풍수 관리 6인이 장기 유배형을 받는다. 명성황후 능역 조성 중
광중에서 돌흔적(石痕)이 보였다는 이유였다.
대안은 무엇인가? 첫째, 대전 현충원에 국가원수 묘역이 마련되어 있다.
최규하 대통령만이 현재 이곳에 안장되었다. 아름답고 편안한 땅이다.
둘째, 풍수상 길지를 원한다면 그들의 고향과 선영만큼 좋은 땅이 없다.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기 때문이다. 윤보선 대통령은 풍수상 길지로 알려진 선영에, 노무현 대통령은 고향에 안장했는데 지금도 많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고향과 선영에 안장한다면 그곳은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다.
대통령을 위한 묘지 풍수 대안이다. /우석대 교양학부 교수
대통령 묘소와 풍수 명당
고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서울현충원에 안장(安葬)되면서
이 곳에 먼저 자리잡은 전직 대통령들의 묘소에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풍수지리(風水地理)에서 말하는 명당(明堂)인지가 사람들의 관심이겠지요.
가장 먼저 주목받는 묘소는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 고 육영수 여사의 묘소입니다.
당대의 유명한 지관(地官) 두 사람이 터를 정했고
땅 속에 흐르는 수맥(水脈)을 막는 공사도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 묘소는 서울현충원 정문에서 똑바로 올라가 맨 안쪽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다. 앞을 내다보면 바로 아래 장군 제1묘역 너머로 한강을 중심으로 강남과 강북이
한 눈에 들어오지요. 풍수지리에 대해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도 ‘괜찮은 터’라는
느낌을 줄 정도입니다.
사실 이 묘소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명당이냐 아니냐를 놓고
풍수계에서 논란이 있었다고 합니다. 풍수지리로 명당인 묘 자리를 고르는 게
후대의 발복(發福)을 위한 것이고
결국 박 대통령이 당선됐으니 명당 논란은 사실상 끝난 셈이겠죠.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묘소도 풍수와 명당 관점에서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 지난 2009년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좋은 묘 자리를 잡아주겠다”며 몰려든 지관이 150여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지관의 조언에 따라 묘소의 방향은 거의 종일 해가 드는
‘정동향(正東向)’으로 정했다네요. 김 전 대통령이 평소 추위를 많이 탔으니
유택(幽宅)은 따뜻한 곳이 돼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묘소의 위치는 땅을 파면 ‘오색토(五色土)’가 나오고 ‘혈(穴)이 좋다’는
명당을 잡은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이 좋아했던
소나무 적송(赤松)이 주변에 자라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합니다.
이번에 서거한 YS의 서울현충원 묘소 자리를 골라준 지관은
앞서 DJ의 묘소 자리를 잡았던 바로 그 지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민주화 운동 시절부터 평생의 동지이자 경쟁자였던 두 전직 대통령이 함께
편안하게 영면(永眠)하기를 바라는 게 국민들 마음일 겁니다. /금원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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