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산은 지리산 시절 중간인 22~23세 무렵에 군대를 갔다 와야만 했다.
그가 군대생활을 한 곳은 박정희가 군수기지 사령관으로 있던 부산 군수기지였다.
제산은 이때 박 장군에게 제왕이 될 운명의 소유자라고 예언해 주었고, 박정희는 이를 흘려듣지 않았다.
5.16이후에는 박 대통령이 제산에게 함양군수를 한번 해볼 생각이 있느냐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두사람의 관계는 상생의 관계로 몰고가지 만은 않았다.
박 대통령은 1970년대 초반 10월 유신을 감행할 무렵 제산에게 사람을 보낸다.
S비서관은 제산을 찾아와 '유신(維新)'의 앞날에 대해서 점괘를 물었다.
얘기를 나누던 제산은 담뱃갑에다 '유신(幽神)'이라고 볼펜으로 끼적거렸다.
'유신(維新)'이 '유신(幽神)'으로 변한다는, 저승의 귀신이 된다는 무서운 예언이었다.
S 비서관은 잽싸게 담뱃갑을 주머니에 넣었다.
제산은 순간 아차 싶어서 담뱃갑을 두고가라고 하였으나,
"아무렴 제가 이 담뱃갑을 대통령께 보이기야 하겠습니까"하며 챙겨서 집을 나갔다.
이 일이 있고난 후 얼마 있다가 건장한 기관원들이 들이닥쳤다.
2
1979년 12월 14일.
이른 아침에 대전에 살고 있던 박재완은 서울 경복궁 근처의 모 안가에 강제로 모셔져 왔다.
박재완이 감정한 신군부 주체들의 사주는 이러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운이 좋다. 그러나 10년쯤 지나면 재월령즉 위재이환(財越嶺卽 爲災而還)이다."
- 재(財)가 재(嶺)를 넘으면 재(災)가 되어 돌아온다.
신군부 주체들과 관련하여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김재규다.
야심이 있었던 김재규도 역시 1970년대 초반에 박재완으로부터 사주를 본 적이 있다.
그때 나온 내용 가운데 하나가 "풍표낙엽 차복전파(楓飄落葉 車覆全破)"라는 구절이 있다.
이 문구는 보통 "단풍잎이 떨어져 낙엽이 될 즈음에 차가 엎어져서 전파된다"로 해석된다.
김재규는 1979년이 되자 자신의 차를 모는 운전기사에게 조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러나 그런 뜻이 아니었다.
'차지철은 죽을때 화장실에서 엎어져 죽었고, 김재규는 전두환에게 격파당한 것이다.'
10. 26 이 일어나던 해인 1979년 초여름의 신문에 두꺼비가 뱀을 잡아먹는 사진이 보도된 적이 있다.
보통사람 같으면 단순한 흥미거리로 지나칠 수 있는 사진이지만,
예민한 안테나를 가진 술사에게는 하나의 징조로써 받아들여지는 수도 있다.
이는 곧 하극상의 징조라고 해석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박정희는 丁巳生 뱀띠이고, 김재규의 관상은 두꺼비 상이다.
3
정주영 회장이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대선에 출마했던 것도 정도령 신화에 영향을 받았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정씨가 왕이 된다고 하는『정감록』의 정도령 설은 2002년 정몽준에데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 대선주자와 관련된 각종 점괘에서 정씨 성을 가진 사람이 등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바로 정몽준을 지칭한 것이다.
(이 글을 쓴 싯점은 2002년임.)
집권여당의 대선 주자인 노무현씨와 관련된 풍수도참설도 있다.
민주당 광주경선에서 노무현씨가 승리한 이후로 노무현을 주목하는 술사들 사이에서 떠돌기 시작하는 도참설이다.
근거는『숙신비결』이라는 비결집이다.
이 비결짐에 의하면 '임오녀에는 문둥이 상을 가진 사람이 왕이 된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문둥이 관상이란 울퉁불퉁하게 서민적으로 생긴 얼굴을 의미한다.
원효, 임꺽정, 대원군이 문둥이 상으로 임오년에 득세를 한 인물이다.
역시 대중과 호흡을 같이 했던 인물들이다.
한나라당의 대선후보 이회창씨를 지지하는 술사들 사이에서의 풍수도참설은 오행상생론이다.
水의 성질을 가진 왕조 다음에는 木의 왕조가 등장하고, 이어서 火의 왕조, 土의 왕조, 金의 왕조라는 순서를 밟는다는 것이다.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의 상생 사이클이 오행상생론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방의 火의 기운을 받아서 대통령이 되었다.
火 다음에는 土이다. 土는 중앙인데 충청도가 해당된다. 영호남의 중간에서 균형을 잡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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