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 탐사로 명당 혈 찾아낸다”
2014-01-23 경향신문
“풍수는 2000년가량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사람이 사는 자연공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매하고 모호한 것도 많지만 연구해보니 과학적인 근거도 찾을 수 있었습니다.”
25일 대구 대명동 영남대 경영대학원 강당에서는 9명의 공학박사가 풍수를 과학적으로 풀어 설명하는 대화 형식의 이색 강연회가 열린다. 일명 ‘풍수 콘서트’다. 영남대 대학원 응용전자학과와 이 학과 박사 학위자들의 모임인 세계풍수연합이 함께 마련한 자리다.
이날 연사들은 전통풍수이론을 과학적으로 검증, 공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들이며 이 콘서트의 진행자는 이들의 박사학위 논문을 지도한 이문호 주임교수(60·사진)다.
이 교수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재료공학 분야 석·박사 학위를 받은 뒤 1981년부터 영남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마르퀴즈 후즈후를 비롯한 5개의 세계인명록에 등재돼 있는 공학자다. 흔히 미신으로 여겨지기도 하는 풍수를 과학적으로 접근, 2001년 <공학박사가 말하는 풍수과학이야기>를 펴낸 것을 시작으로 그동안 풍수와 관련한 책을 7권 저술한 ‘풍수 과학자’이기도 하다.
그는 1998년 부친이 별세하자 묫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면서 풍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동안 풍수를 ‘현대 학문체계로 정립하기 위해’ 연구하고 제자들을 가르쳤다. 이 교수는 “풍수에 대한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한 학자는 많으나 과학적 접근을 시도한 학자는 아마 내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2004년부터 풍수를 주제로 한 박사논문을 지도, 다음달 학위를 받는 2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17명의 이 분야 공학박사(응용전자학)를 배출했다. 이 교수는 “풍수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기 위해서는 지질조사 공부를 해야 하고 지질조사는 응용전자학의 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2004년에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풍수학술대회를 열었고 2007년과 2009년에는 자신이 지도한 박사학위자들의 학위논문 공개발표회를 열었다. 이번 행사도 박사학위논문 공개발표회지만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데다 검증되지 않은 이론에 현혹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콘서트’ 형식으로 여는 것이다.
이날 콘서트는 ‘자손 번성’ ‘생활과학’ ‘명당 묘소’ 등 3개 주제로 진행된다. ‘‘조선 왕자의 2~4대 후손은 대부분 서자 출신이다’ ‘명당의 혈은 구덩이였다’ ‘전자기 탐사로 명당 혈을 찾아낸다’ 등 풍수 이야기가 과학적 논거와 함께 소개되고 과학적 풍수 접근법과 관련한 질의·응답 등 토론이 이어진다.
‘풍수 콘서트’
많은 이들의 관심사를 풀어보는 ‘풍수 콘서트’가 2014-01-25일 대구 영남대에서 열린다. 영남대 대학원 응용전자학과와 세계풍수연합 주최다. 콘서트에는 풍수지리와 생활과학에 얽힌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 제1주제 ‘자손 번성’, 제2주제 ‘생활과학’, 제3주제 ‘명당묘소’로 나뉜다.
1주제는 ‘쌍분과 단분 묘의 자손 번성에 차이가 날까’, ‘묘 주위 지형을 알면 후손 수를 계산할 수 있다’, ‘조선 왕자의 2~4대 후손은 대부분 서자 출신이다’ 등 흥미진진한 풍수 이야기를 제시한다.
2주제는 ‘우리 돈 위조 식별은 이렇게 한다’, ‘에너지를 10% 이상 절약하는 절전장치’ 등 유익한 과학상식을 제공한다.
3주제는 ‘명당 혈은 구덩이다’, ‘전자기 탐사로 명당 혈을 찾아낸다’,
‘영의정이 출현한 명당 묘는 무엇이 특이한가’, ’재벌이 나오는 명당은
특별한 게 있다’ 등 풍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준다. 아울러 공학박사들이 밝혀낸 과학적 풍수연구 결과물과 풍수학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확인한 명당 구조도 발표한다.
콘서트를 준비한 영남대 대학원 응용과학과 이문호 교수는 “풍수학이 제도권 학문, 특히 과학의 한 분야로서 위상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풍수 과학 다룬 ‘명당’
2014-01-25 동아일보
“富 이루고 후손 번창한 집안들… 증조부 묏자리 공통점 있더라”
‘부와 권력의 운명을 풍수과학으로 풀어쓴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 ‘명당’(엔자임하우스)의 저자 이문호 영남대 교수(60·신소재공학부)의 이력을 보고 있노라면 책의 내용과 묘한 부조화를 발견하게 된다. KAIST 재료공학과에서 박사를 받고 영남대 공과대에 최연소 교수(27세)로 임용돼 적외선 카메라나 가스 검침 장비 등에 쓰이는 각종 센서를 개발해온 과학자가, 과학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풍수와 명당에 관한 책을 썼기 때문이다.
“1998년에 아버님께서 돌아가셨는데. 묏자리를 봐 주러 온 풍수가가 수맥을 찾는다며 ‘L로드’(L자 모양으로 굽은 금속 막대)를 사용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저 기구의 원리는 뭐지?’ ‘과학적으로 설명할 방법은 없나?’ 하는 생각을 했죠.”
호기심 수준이던 풍수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인 연구대상으로 바뀌게 된 데에는 영남대에 풍수가 출신 대학원생 2명이 입학한 것이 계기가 됐다.
“대학원생들이 전국 수천 기의 묘소를 찾아 입지를 분석하고 족보를 찾아 묘 주인의 후손 수를 조사했는데, 신기하게도 경사가 심한 산비탈이나 산꼭대기에 쓴 묘소 주인의 후손 수가 3, 4대 사이에 급감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겁니다. 그 결과를 보고는 ‘내가 주도해 연구해 봐야겠다’ 했지요.”
이 교수는 약 8개월에 걸쳐 전국에 있는 후손이 번창한 집안, 높은 벼슬을 지낸 조상을 둔 가문부터 국내 재벌 기업의 창업자와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의 조상 묘소를 찾아다니며 지질조사 장비를 이용해 땅속 상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후손이 번창했거나 큰 부를 일군 인물의 조상,
특히 증조부모 묘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관을 묻는 지점 아래가 구덩이 형태로 움푹 꺼진 암석층이 있고,
그 구덩이는 풍화가 잘된 고운 흙층이 자리 잡고 있었다는 점이다.
“풍수가들이 명당으로 보는 ‘혈(穴)’의 지질학적 조건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물론 묏자리의 영향이 왜 하필 증손자대에
나타나는지, 조상의 묘가 어떤 과정을 거쳐 후손의 복에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남의 묘소 주변을 조사하고 다니다 보니 이를 오해한 후손들과 실랑이가 벌어진 적도 있었다.
“양평에 있는 택당 이식 선생의 묘 주변을 조사하는데 그 집안 종손께서 ‘남의 묘에서 뭐하는 거냐’고 하시더군요. ‘이름난 명당의 공통점을 찾아 소개하려고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마음이 풀리셨는지 저희 연구팀이 찾고 있던 택당 선생의 증조부 묘소의 위치까지 알려 주셨지요.”
명당의 조건을 알아낼 수 있는 저자라면 자신의 묏자리로 점찍어 둔 곳은 없을까?
“조부모님과 부모님의 묘는 조사를 통해 일부 위치를 옮기기도 했지요. 하지만 제 묏자리로 봐둔 곳은 없습니다. 저는 한 인물이 명당에 들 가능성은 생전에 그 사람이 타인에게 베푼 마음의 크기에 비례해 커진다고 믿어요. 평소 베푸는 삶을 살지 못한 저를 위한 명당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네요.”
<신간> 명당
공대 교수로서 '풍수의 과학화'를 추구해 온 저자가 조선시대 최고 명예직인 대제학과 주요 기업 가문 등의 묘소를 찾아다니며 확인한 풍수와 부, 명예, 자손 번성의 상관관계를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후손이 번성한 묘소(손절 명당), 후손이 적은 묘소(비명당), 후손이 재벌인 묘소(부절 명당), 조선시대 대제학 후손을 둔 묘소(귀절 명당), 재벌기업들의 선대 묘소를 물리탐사법으로 조사했다.
이 방법을 통해 전통 풍수에서 오래전부터 주장한 혈(穴)이 구덩이 형태로 실제 존재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그림으로 나타냈다.
특히 그는 일본 소프트뱅크의 최고경영자(CEO) 손정의의 선대 묘소 조사 결과에 주목한다. 뛰어난 분석력과 판단력, 행동력, 협상 능력 등 성공을 위한 품성을 두루 갖춘 그의 선대 묘소가 명당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명당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다'는 지론을 편다.
가풍이 훌륭한 집안에서는 그에 잘 적응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맞이하고, 그들에게서 태어난 후손들은 훌륭한 유전인자를 물려받아 좋은 품성을 이어가면서 부모를 명당에 안장해 좋은 유전형질을 계속 발전시킨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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