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4.08 00:19
- [혈관 깨끗해도 생기는 '노인성 심장병', 50세 넘으면 급증]
심장 노화가 원인… 계속 증가
증상 알아채기 어려워 더 위험… 가슴 쿵쾅대고 맥박 이상하면 의심
국내외 심장병 발병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부정맥, 2년 새 약 27% 증가
2011~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협심증과 심근경색 환자수는 60만2353명에서 63만7729명으로 약 5% 증가한 반면, 부정맥(심방세동·빈맥·서맥)은 14만7159명에서 18만7085명으로 약 27% 증가했다〈그래프〉. 부정맥 증가율이 협심증·심근경색의 5배에 이르는 것이다. 부정맥 중에서도 심방세동 환자수는 2년 새 37%나 늘었다. 노태호 교수는 "부정맥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고혈압·당뇨병 같은 원인 질병이 없는 경우도 많아 환자가 모르기 쉽다"며 "숨어있는 부정맥 환자를 포함하면 국내 환자는 40만~5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50대부터 급증하기 시작한다.
심장병의 '대표 주자'인
협심증·심근경색(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병)
환자수는 지난 몇 년 간 정체돼 있는 반면,
심장 박동이 빨라지거나 불규칙해지는 부정맥 환자수는 급증하고 있다.
부정맥 중에서도 심장 윗부분(심방)이 '바르르' 떨려 심장 박동이 불규칙해지는
심방세동 환자수가 유독 빠르게 늘고 있다. 성바오로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는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은 나이가 들수록 크게 느는데다
증상을 알아채기도 어려워 협심증·심근경색보다
더욱 위협적인 질병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부정맥, 2년 새 약 27% 증가
2011~201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협심증과 심근경색 환자수는 60만2353명에서 63만7729명으로 약 5% 증가한 반면, 부정맥(심방세동·빈맥·서맥)은 14만7159명에서 18만7085명으로 약 27% 증가했다〈그래프〉. 부정맥 증가율이 협심증·심근경색의 5배에 이르는 것이다. 부정맥 중에서도 심방세동 환자수는 2년 새 37%나 늘었다. 노태호 교수는 "부정맥은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고혈압·당뇨병 같은 원인 질병이 없는 경우도 많아 환자가 모르기 쉽다"며 "숨어있는 부정맥 환자를 포함하면 국내 환자는 40만~50만명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50대부터 급증하기 시작한다.
- 심장이 노화돼 심장 박동에 문제가 생기는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 환자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부정맥은 50대부터 급증하기 시작한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김성규 기자
◇고령인구 늘어난 게 가장 큰 원인
협심증·심근경색 환자수가 정체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심재민 교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인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을 미리 발견해 평생 약으로 관리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관리를 하면 협심증·심근경색까지 진행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사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체중관리·저염식 등으로 생활관리를 하는 사람이 많아진 것도 한 이유다. 반면, 부정맥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인구의 고령화 때문이다. 심 교수는 "부정맥 중 가장 흔한 심방세동은 심장의 노화가 주원인"이라며 "뚜렷한 원인 질환이 없어서 미리 손쓰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마음 편한데 가슴 '쿵쾅'대면 의심
부정맥은 긴장하지 않았는데 심장이 쿵쾅거리는 느낌이 자주 강하게 느껴지거나, 반대로 힘이 빠지면서 어지럼증·호흡곤란이 잘 생기면 의심해봐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오일영 교수는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는 손목의 맥박을 재서 너무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한 것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정맥은 심장의 노화 때문에 생기므로 완전히 막을 길은 없다. 하지만 심장 건강을 악화시키는 일을 피하면 부정맥 위험 역시 낮아진다. 특히 술을 줄이고 비만을 막는 게 도움이 된다. 술을 한 잔만 마셔도 심방세동 위험이 높아진다는 스웨덴의 연구 결과가 있다. 심재민 교수는 "체중이 많이 나가면 혈압이 높아지면서 심장 근육이 두꺼워진다"며 "그러면 심장의 이완 기능이 잘 안이뤄져 부정맥 유발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노태호 교수는 "평소 혈관이 깨끗한 사람도 심장이 노화해 부정맥이 생길 수 있다"며 "음주·흡연 등 심장에 무리를 주는 일을 젊을 때부터 피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부정맥
심방세동(心房細動·심장이 불규칙하게 빨리 뛰는 것), 빈맥(심장이 빨리 뛰는 것), 서맥(심장이 느리게 뛰는 것)처럼 심장이 정상적으로 뛰지 않는 것을 통틀어 말한다. 건강한 심장은 1분에 60~80회 뛰지만, 부정맥이 있으면 분당 심박수가 60회 이하로 떨어지거나, 600회까지 늘기도 한다. 부정맥은 심장 내 혈전을 만드는데, 이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이 생긴다. 부정맥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8~12배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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