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龍)은 기린(麒麟)ㆍ봉황(鳳凰)ㆍ거북(龜)과 더불어 사령(四靈)이라 불려온
상상의 동물입니다. 이 용은 임금이 입던 곤룡포에 등장하며, 임금이 앉는 평상을 용상(龍床)이라 하였고, 임금이 타는 수레를 용가(龍駕) 또는 용거(龍車), 임금이 흘리는 눈물을 용루(龍淚)라 했습니다. 그것은 용이 조화능력이 무궁무진한 동물로 거의 신처럼 여기던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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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높이가 182cm나 되는 황룡사터 망새(신라, 왼쪽), 익산 미륵사터 망새(백제) |
용은 궁궐이나 절의 지붕에도 올라옵니다. 용마루에 세워놓은 "망새" 곧 "치미(鴟尾)"가 그것입니다. 중국 명나라 호승지가 쓴 《진주선(眞珠船)》이란 책에 따르면 용에게는 아홉 아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가운데 먼 데를 바라보거나 높은 데 있기를 좋아하고, 불 끄는데 재주가 있는 “이문(螭吻)”의 꼬리가 바로 지붕 위의 망새가 된 것이지요.
예전 집들은 거의 나무로 지어진 것들인데 가장 무서운 것이 화재였습니다. 그 까닭에 창덕궁 인정전 앞에 화재를 막아준다는 드무를 놓아두기도 했고 해태상이나, 숭례문 앞에는 용지라는 연못이 있었지요. 바다에서 용이 꼬리를 휘저으면 엄청난 파도가 일고 바닷물이 넘쳐 뭍을 덮을 것입니다. 그래서 용의 꼬리는 단 번에 불을 끌 수 있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 때문에 용의 아들 이문의 꼬리가 궁궐이나 절의 지붕에 올라와야 했던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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