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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사흘간 남한 3분의 2 덮을 얼음 녹았다

수미심 2022. 7. 21. 12:32

그린란드, 사흘간 남한 3분의 2 덮을 얼음이 녹았다

박병수 - 1시간 전

최근 유럽이 폭염에 시달리는 가운데 북쪽의 영구 동토 그린란드에도
예년보다 따뜻한 여름이 찾아와 빙하가 급속도로 녹아내리고 있다.

 

 

© 제공: 한겨레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리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회의장 주변에 환경과학자 단체 ‘북극 베이스캠프’가 그린란드에서 옮겨온 빙산 조각이 놓여 있다. 이들은 각국 지도자들에게 북극해의 온난화가 초래할 위기를 상기시키기 위해 4t의 빙하 절단 부분을 글래스고로 운송했다. 글래스고 AP/연합뉴스

그린란드의 기온이 요즘 60°F(15℃)를 오르내리는 등 예년 이맘때보다 10°F(5~6℃) 정도 높다고 미국의

(CNN)이 20일 과학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처럼 따뜻한 날씨 때문에 그린란드에 두껍게 쌓여 있는 얼음은 급속도로 녹고 있다. 미국의 ‘전국눈과얼음데이터센터’(NSIDC)에 따르면, 지난 15~17일 사이에만 그린란드에서 물로 녹아 사라진 얼음이 60만t이나 된다. 이는 올림픽 수영경기장의 풀 720만 곳을 채울 수 있는 양이며, 1피트(30.48㎝) 높이로 웨스트버지니아(남한 면적의 3분의 2 규모)를 모두 덮을 수 있는 양이다. 전국눈과얼음데이터센터의 테드 스캠보스는 “지난주 녹은 얼음은 지난 30~40년간과 견줘 정상이 아니다”며 “그동안 녹는 얼음이 증가해온 건 맞지만, 이번은 그 규모가 다른 때보다 훨씬 크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이번에도 530만t의 얼음이 녹아 흐른 2019년과 같은 기록적인 사건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당시엔 전례없이 따뜻한 봄과 여름 열기가 덮쳐 그린란드 빙하 표층이 대부분 녹아내렸고, 그 결과 지구상의 해수면이 1.5㎜ 상승했다. 그린란드 빙하가 모두 녹으면 해수면은 7.5m 올라갈 걸로 예상된다. 그린란드에 상주하는 텍사스 대학의 쿠탈미스 세일럼은 “어제 티셔츠를 입고 밖을 돌아다녔다. 유달리 따뜻한 날씨여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는 그린란드 상황이 더 위험스럽다는 걸 보여준다. 지난 2월 연구에선 그린란드 방하의 바닥 부분에서 전례없는 속도와 양으로 얼음이 녹고 있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바닥 부분의 얼음이 녹는 것은 그 위 얼음층의 기반을 약화하는 것이어서 더 위험하다. 2020년엔 그린란드 빙하가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녹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또 다른 연구는 그린란드의 얼음이 녹는 비율이 지난 1만2천년 동안 겪어보지 못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코펜하겐 대학 닐스 보어 연구소의 아슬라크 그린스테드는 그린란드의 최근 따뜻한 날씨에 대해 열파 때문이라며 “지구 온난화가 수은주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