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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찍었던 20대 남성 “이게 공정·상식인가”

수미심 2022. 7. 21. 08:57

윤 대통령 찍었던 20대 남성 “이게 공정·상식인가”

등록 :2022-07-21 05:00수정 :2022-07-21 08:23송채경화 기자 사진

등 돌린 20대남·TK 민심을 듣다
카톡 방담서 “최소한 신뢰 저버려”
사적채용 등 논란 보며 지지철회
보수텃밭 대구·경북 ‘걱정반 실망반’
윤핵관 다툼에 “측근들 정리해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최근 대통령 지인 아들 사적채용에 대해 사과 없이 해명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사퇴를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신소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도가 핵심 지지층에서도 흔들리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1~13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18~29살의 ‘긍정’ 평가는 한때 약 50%까지 올랐다가 23%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대선 당시 10명 중 6명(58.7%, 지상파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꼴로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줬던 20대 남성이 돌아선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대구·경북에서도 같은 조사에서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처음으로 50% 밑(46%)으로 떨어졌다. <한겨레>는 지난 18일 윤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서울 거주 20대 남성 9명과 ‘카카오톡 방담회’를 열어 그 이유를 들어봤다. 18~19일 대구·경북 유권자들도 만나봤다.
“공정을 되찾고 문재인 정권을 반면교사 삼아서 잘할 것 같아서 찍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윤석열식 공정과 상식인가요?” “갓 출범한 정부, 이러다 광화문에 사람들 모일까 두렵습니다.”
 
3·9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찍었던 20대 남성들은 최근 연이어 벌어진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 논란에 분노를 터뜨렸다. 박원기(가명·23·대학생)씨는 “최소한의 신뢰마저 저버렸다는 것에 대해 ‘뒤통수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이기혁(22·대학생)씨도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한이 있어도 공정의 가치를 지키고 싶어 하는 세대로서 (정부의) 내로남불적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 저렇게 할 거였으면 주변에 2번 찍는 것을 추천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후회했다. 해당 논란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내로남불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것은 민심과는 동떨어진 걸로 보였다.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도가 취임 두달 만에 30% 초반대로 내려앉았다. 윤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었던 20대 남성과 대구·경북 지역 유권자들마저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한겨레>는 지난 18일,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를 선택했지만 최근 지지를 철회한 20대 남성 9명과 ‘카카오톡 방담회’를 열고 이들이 돌아선 이유를 들어봤다. 18~19일 대구와 경북 포항, 구미 시민들을 만나 윤 대통령을 바라보는 지금의 심정도 들여다봤다.
19일 경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에서 시민들이 걸어가고 있다. 오연서 기자
 
대구 서문시장, 포항 죽도시장 등지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여전히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윤 대통령 측근들끼리 다투는 모습이나 인사 문제에 대한 우려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미 새마을중앙시장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권오익(64)씨는 “경제는 둘째고, 빨리 측근들 정리해야 된다. 국정 안정을 시켜야지”라고 말했다. 특히 젊은층일수록 인사 문제에서의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겼다. 대구에서 만난 최아무개(31)씨는 “지인 아들을 왜 꽂아 넣나? 공정과 상식은 취임하자마자 갖다버렸느냐”고 말했다. 구미의 택시기사 ㄱ(64)씨는 윤 대통령의 ‘거친 입’을 걱정하면서 “아주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서문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김아무개(74)씨는 “대통령 생활은 검사 할 때랑 달라야 한다. 윤 대통령의 고집이 문제”라고 말했다.20대 남성들은 윤 대통령이 여러 논란에 대해 사과보다는 ‘전 정부 탓하기’에 몰두하는 행태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가 매번 박근혜 정부와 이명박 정부를 탓했던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정민규·가명·20·대학생)는 것이다. 이들은 여당 내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권력 다툼과 ‘이준석 대표 축출’도 윤 대통령 지지 철회의 주요 이유로 꼽았다.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구미 포항/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대구/김규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