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국산전투기 KF-21 지상활주 첫 공개…이륙만 남았다
태극기 선명한 기체 '램프택시' 선보여…이달말께 첫비행 계획
KF-X사업 선언후 21년4개월 만에 비행 눈앞…세계 8번째 개발국
2026년께 최초 양산 돌입…8조8천억원 단군 이래 최대 방위력사업
(사천=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최초의 국산 전투기인 KF-21(보라매)이 지상에서 자력으로 주행하는 모습을 처음 선보이며 조만간 있을 최초 비행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6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계류장에서 KF-21 시제 1호기가 랜딩기어를 내린 채 지상에서 주행하는 '램프 택시'(지상활주) 장면을 연출했다.
계류장을 한 바퀴 돌아 격납고 앞으로 향한 KF-21의 수직 꼬리날개에 1호기를 뜻하는 숫자 '001'과 태극기가 선명하게 새겨졌고, 공군과 KAI 마크는 물론 KF-21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인도네시아 국기까지 그려져 있었다.
KF-21은 지난해 4월 시제 1호기 외관이 공개됐는데 자체 동력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이번에 처음 선보였다.
공군 소속 조종사가 몰고 온 시제 1호기는 조종석이 1개인 단좌 형태로 제작됐다. 6호기까지 만들어진 시제기는 4대가 단좌고 2대는 후방 조종석도 있는 복좌 형태다.
방위사업청과 KAI는 이르면 오는 25일이 포함된 이달 마지막 주에 KF-21 초도 비행을 계획하고 있다. 첫 비행은 기본적인 성능만 시험하며 40분가량 진행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비행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8번째의 초음속 전투기 개발 국가로 우뚝 선다.
현재 KAI 소속 2명과 공군 소속 2명 등 조종사 4명 중 1명이 첫 비행의 조종간을 잡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첫 비행 이후 2026년까지 약 2천여 소티(비행횟수) 시험비행을 예상하며 항공기 안전성을 초기 비행에서 확인한 뒤 고도·속도·기동을 순차적으로 확장하면서 최종적으로 비행 성능과 조종 특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시험비행과 아울러 내년 후반기 '잠정전투용적합', 2026년 '최종전투용적합' 판정을 획득하고 2028년까지는 추가 무장시험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잠정전투용적합 판정을 받으면 양산을 개시할 여건이 마련되므로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내년 전반기까지 사업타당성조사를 받은 뒤 계약을 진행해 2026년께 최초 양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KAI는 밝혔다.
땅을 박차오르기 위해 KF-21은 KAI에서 다양한 성능 시험을 거치고 있다. 6호기까지 나온 '비행 시제기'와 별도로 '구조 시제기' 2대가 만들어져 성능 시험에 쓰이고 있다.
이날 찾은 KAI 구조시험동에서는 전 기체(full scale) 시험과 구성품별 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전 기체 시험은 하중보정시험, 정적시험, 내구성 시험 등이 있다. 하중보정시험은 비행 중 받을 수 있는 공력하중을 측정하는 센서의 정확도 향상을 위한 것으로 기체에 하중을 가하고 센서의 측정값을 확인해 센서를 보정하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