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혁신위 “볼썽사나운 집권당 뉴스, 국민이 혀를 찬다”
반복되는 당내 갈등에 첫 회의서 비판 쏟아내
이준석 대표가 주도해 만든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의 27일 첫 회의에서 당 내부를 향한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민의 시선이 언제 싸늘하게 바뀔지 모른다” “다음 총선은 어부지리 기대할 수 없다”는 자성도 이어졌다.
부위원장인 조해진 의원은 “민생은 숨을 허덕이고 국정 현장은 3중, 4중의 파도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매일 같이 볼썽사나운 저급한 뉴스를 생산하면서
딴 세상에 사는 집권당의 모습으로 국민들이 혀를 차게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 징계 논란 등을 두고 벌어진 당내 갈등을 겨냥한 것이다.
조 의원은 “정권교체 여론이 정권 연장 여론을 20%포인트 앞선 상태에서 시작된 선거는
0.73%포인트 박빙으로 끝났다. 냉정하게 보면 지난 1년여 동안 지지율을 계속 까먹기만 한 것”이라며
“총선이 2년 남지 않은 지금이 우리 당의 미래를 스스로 개척할 수 있는 혁신의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이건규 위원은 “두 번의 선거에서 우리는 불안한 절반의 승리에 머물러야만 했고, 지금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며 “우리는 과거 아픈 기억들을 잊지 말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될 시기”라고 했다. 김미애 의원은 “우리 당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며 혁신적 정강·정책을 마련한 지 2년이 돼 간다”면서 “하지만 정강·정책의 구체적 실천을 위한 입법과 정책을 마련했는지 뒤돌아보면 한없이 부족함을 깨닫는다”고 했다. 36세인 천하람 위원은 “국민의힘이 인재를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발탁해 길러내고 공천이란 이름으로 국민에게 선보인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고 제 친구들에게도 국민의힘을 ‘강추’(강력 추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혁신위원장인 최재형 의원은 이날 회의를 주재하면서 ‘선거 승리 도취’를 경계했다. “자만해 제자리에 머물거나 빈 밥그릇을 놓고 다투는 모습으로 비치면 우리 당을 향한 시선은 언제든지 싸늘하게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지난 두 번의 선거 승리에도 혁신위를 출범시켜서 당 혁신을 도모하는 것도 변화하지 않으면 2년 후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 없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 국정 운영을 담보할 수 없다”고도 했다.
앞서 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공천 룰을 만드는 것은 자의적인 개입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으로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누가 보더라도 공정한 시스템이라고 평가받을 수 있는 안을 낸다면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천 시스템을 개선하면 다음 당대표가 누가 되든 그대로 다음 총선 공천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윤리위 징계 절차 착수와 관련해서는 “사실관계 확정 없이 징계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를 옹호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오자 최 의원 측은 “법리적으로 그렇다는 것일 뿐 윤리위의 판단은 다를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재형 의원이 주최한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攻城戰)’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이 대표는 혁신위 참석 대상이 아니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혁신위를 언급하면서 “최재형 의원에게 어떤 주제를 다루라고 명시적으로 드리지 않았다”며 “오히려 문제의식을 가진 것에 대해 서로 공유하고 논의가 여기서 많이 이뤄져야 한다고 얘기했다”고 했다. 혁신위가 이 대표 사조직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할 말은 있으나 자기 검열하는 사람들, 그리고 할 말이 있는데도 타인의 압력으로 할 말을 못 하는 사람들, 가까이는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할 수 없는 분들 모두 다 공성전 대상”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익명으로 언론에 이 대표를 공격하는 친윤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친윤은 왜 이 대표를 공격하느냐’는 질문에 “제가 지금 봤을 때는 좀 의아한 상황이다. 익명 인터뷰가 매일 나오고 허위 사실까지 나온다”며 “권력을 향유하고 싶은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것은 전당대회를 통해서 하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