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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뛰어오른 KIA, 비밀병기는 ‘나황소’

수미심 2022. 6. 28. 07:50

상위권 뛰어오른 KIA, 비밀병기는 ‘나황소’

김상윤 기자 - 2시간 전

올해 프로야구는 손에 꼽을 만한 투고타저 시즌이다.

3년 전 공인구 조정에 이어 올 시즌 스트라이크 존 확대까지 이뤄진 결과로 해석된다.

27일 현재 리그 전체 타율이 0.255로, 1996시즌(0.251) 이후 가장 낮다.

역대 41번의 시즌 중 36번째다.

© 3b1a5afb-1da2-416b-8bd7-b3c3e8b1fff6상위권 뛰어오른 KIA, 비밀병기는 ‘나황소’

호랑이 타선은 이러한 흐름을 역행한다. 올해 KIA는 투수진이 팀 평균자책점 8위로 흔들리는데도

타격의 힘으로 4위에 자리 잡았다. 작년만 해도 팀 홈런 66개로 10구단 중 최하위였지만,

올해는 벌써 60개로 선두를 달린다. 타율, OPS(출루율+장타율), 타점, 볼넷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1위에 올라 있다.

◇5월 질주 이끈 ‘나황소’ 트리오

5월 1일 8위로 추락했던 KIA는 이후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18승 8패로 5월 승률 1위를 찍으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올 시즌 결성된 ‘나황소’(나성범·황대인·소크라테스) 트리오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6년 150억원 FA(자유계약선수) 나성범, 뉴욕 양키스 산하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다가 KIA 유니폼을 입은 소크라테스 브리토에 올 시즌 주전으로 발돋움한 황대인이 더해져 강력한 중심 타선을 이뤘다.

올해 KIA 타격을 두고 구단 내에서도 ‘기대 이상’이란 평이 나온다. 분위기가 확 바뀐 데에는 무엇보다 나성범의 역할이 컸다. NC에서 FA 자격을 얻어 고향팀으로 이적한 그는 많은 훈련량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유명한데, 시즌 전 캠프에서 동료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나성범은 또 올 시즌 순출루율(출루율-타율)과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데뷔 이후 가장 높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삼진 비율을 크게 줄였다.

소크라테스는 4월 부진으로 퇴출설까지 나왔으나 이내 한국 야구에 적응한 뒤 맹타를 휘두르며 리그 최고 외국인 타자로 떠올랐다. 현재 키움 이정후와 안타 공동 1위(97개)로 최다안타 경쟁 중이다. 한때 ‘포스트 이범호’로 꼽혔던 황대인은 이범호 KIA 타격코치의 타격 폼, 수 싸움 지도에 힘입어 우타 거포로 성장했다.

정규 시즌이 반환점에 다다른 가운데 황대인(52타점), 나성범(47타점), 소크라테스(46타점) 모두 100타점을 노릴 수 있는 페이스다. 한 시즌에 100타점 타자를 세 명 배출한 팀은 NC(2015·2016·2020년)와 삼성(2015년)뿐이다.

◇쉬어갈 수 없는 타선…황대인은 성장통

타격 사이클은 등락을 반복한다. 6월 들어 나성범이 주춤하고, 황대인이 슬럼프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다른 타자들이 힘을 내며 공백을 메우고 있다.

톱타자 최원준이 작년 말 입대한 뒤 1번 타자 자리는 KIA의 고민거리였다. 그렇지만 류지혁과 박찬호가 차례로 리드오프로 나서 맹타를 휘둘렀고, 김선빈과 이창진도 앞뒤에서 힘을 보탰다. 하위 타순에선 한 방을 갖춘 최형우와 박동원이 버틴다. 이 같은 짜임새가 더해져 쉬어갈 수 없는 타선이 됐다.

최희섭 KIA 타격코치는 “작년에는 상대 투수들이 우리 타자를 상대로 여유 있게 투구하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며 “올해는 상대가 타자 한 명 한 명 잡아내는 걸 버거워하는 것 같다”고 했다. KIA는 지금까지 거둔 38승 중 역전승이 26승으로 1위다.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타격도 올해 KIA의 컬러다. 존 확대로 승부가 길게 가면 타자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2스트라이크 이전에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 코치진의 의견이 모였다고 한다.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는 루킹 스트라이크 비율이 10개 팀 중 9위(25.6%)이며 루킹 삼진 수는 8위(98개)에 그친다. 최희섭 코치는 “재작년과 작년에도 적극적 타격을 선수들에게 요구했지만, 올해는 특히 메시지를 더 강하게 던졌다”고 했다.

KIA에 남은 숙제는 황대인의 반등이다. 풀타임 첫 시즌인 황대인은 6월 들어 타율이 2할대에 그치는 등 부진에 빠졌다. 김종국 KIA 감독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고,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진 감도 있다”며 “체력 안배를 해준다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