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뒤 발사하는 달 탐사선 '다누리'..달로 직접 안 쏘는 까닭
설계부터 제작ㆍ운용까지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누리호ㆍKSLV-Ⅱ)가
지난 21일 발사에 성공하면서 한국의 우주 탐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는 누리호 2차 발사 외에도 의미 있는 우주 이벤트가 또 있다.
두 달 뒤 열리는 달 탐사선 ‘다누리’ 발사다.
다누리는 대한민국 최초 달 탐사선으로 '달을 온전히 누리고 오라'는 뜻이 담겼다.
달에는 왜 탐사선을 보낼까
인류의 달 탐사 역사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냉전 시기 미국과 구소련이 우주 탐사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던 때 달 탐사 기술도 발전하기 시작했다. 1958년 8월 미국은 파이오니아 1호를 시작으로 여러 차례 달 탐사를 시도했지만, 임무 달성은 실패했다. 한 달 뒤 구소련도 질세라 달 충돌선 Ye-1호를 발사했지만 역시 목표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무인 달 탐사를 처음으로 성공한 건 그로부터 1년 뒤인 1959년 9월 구소련의 달 충돌선 루나 2호가 발사된 때다.
김은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 책임연구원은 지난 4월 한 강연에서 인류가 달 탐사에 뛰어드는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가장 첫 이유로 미지의 세계에 대한 탐구를 꼽았다. 두 번째는 지구와는 다른 달에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확인하려는 욕구 때문이라고 봤다. 세 번째는 단순히 달을 탐사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류의 우주 활동 영역을 확장하는데 달을 디딤돌로 삼기 위해서다. 달은 지구와 가깝지만, 중력이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연료로 발사체를 다른 행성으로 보낼 수 있다. 달이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진기지로 활용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8월 3일 달로 향하는 '다누리'
다누리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으로 달에 보내진다. 지구나 태양 등 행성의 중력 특성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 달까지 비행하는 방식인데 비행시간은 80~140일로 오래 걸리지만,
달로 직접 쏘는 것보다 연료 소모량이 25%가량이나 적다.
발사 후 팰컨9에서 분리된 다누리는 태양 전지판을 펼쳐 태양 빛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안테나로 지구와 통신하게 된다. 약 4개월 보름이 걸려 총 9번의 궤적 수정 기동을 거친 뒤
계획한 궤적대로 달에 접근하면 올해 12월 16일 달 궤도에 도착한다.
이후 최종 임무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 5번의 궤도 진입 기동을 수행한 뒤
올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달 고도 100㎞ 원 궤도에 진입해
1년 동안 6종의 과학 임무 탑재체를 통해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한국 달궤도선이 지구에서 달까지 가는 과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다누리에 실리는 6개 탑재체 중 하나는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만든 섀도 캠이다.
다누리가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면 한국과 미국의 첫 우주탐사 협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서방 국가의 러시아 경제 제재로 국가 간 패권경쟁이
국경선을 넘어 우주까지 경쟁의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민간주도 우주 개발이 본격화되고
한ㆍ미가 각종 우주프로젝트에서 협력 기회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