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안리 해변 뜻밖의 조개 무더기.. 동네 채취꾼들 신났다
최혁규 기자 입력 2022. 06. 07. 17:19 댓글 118개백합조개 등 캐는 시민 발길 이어져
수영구 3년 만에 조개축제 재개 검토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조개를 잡는 인파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수영구는 조개 생육 환경이 좋아졌다며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조개잡이 체험 재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주부 이모(여·60) 씨는 지난 5일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 앞 광안리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 가족과 나눠 먹었다. 이 씨는 “며칠 전 광안리 바닷가를 걷다 조개를 캐러 온 사람이 많이 보여 나도 장비를 챙겨 나왔다. 조개가 살 만큼 광안리 수질이 개선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일에도 광안리 바닷가엔 조개를 캐러 온 인파가 심심찮게 보였다. 홀로 조개를 캐는 사람부터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다양했다. 정모(여·39) 씨는 “SNS를 통해 광안리에 조개가 있다는 게시물을 보고 신기해서 한번 와봤다. 생각보다 많다”고 설명했다. 정 씨의 말처럼 SNS와 블로그에는 광안리 바닷가에서 조개잡이를 했다는 후기가 여럿 올라와 있다.
조개를 잡는 사람이 몰려 있는 곳은 광안리 바닷가 양 끝인 광안해변공원과 남천해변공원 앞쪽 바닷가다. 광안리해수욕장 중심부엔 해수욕 인파가 많아 조개 생육에 적합한 환경이 아니지만, 바닷가 양쪽엔 사람들의 손길이 덜 미치고 조수간만의 차로 모래와 진흙이 뒤섞여 조개가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광안리 바닷가에서 발견되는 조개는 대부분 백합조개이거나 개량조개다. 이 조개들은 지난 조개잡이 체험 행사 당시 뿌려진 조개가 번식한 것으로 추정된다. 수영구는 2008~2019년 조개잡이 체험 행사 당일 아침 조개를 뿌렸지만, 코로나19로 행사를 열지 못한 최근 3년간 조개를 뿌리지 않았다. 부산수산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조개를 뿌리지 않았는데 개체가 늘어났다는 건 광안리 바닷가가 조개 성장에 걸맞은 환경이 됐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곳이 조개 생존에 적합한 환경이라 시민이 채집 후 취식해도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서식 환경 개선에 코로나19까지 완화되자 수영구는 매년 7월 진행해온 광안리 조개잡이 축제를 3년 만에 재개할지 논의 중이다. 구는 오염저감시설 등 깨끗한 광안리 해변을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의 결과로 분석했다. 구 관계자는 “코로나19 전에는 매년 행사 때마다 1000명 가까운 시민이 행사에 참여했다.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들이 직접 조개를 잡고 각 가정에 가져갈 수 있는 이색 체험이란 점에서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