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핀란드에 "실수했다" 경고한 날..0시 땡하자 시작한 보복
김홍범 입력 2022. 05. 15. 17:47 수정 2022. 05. 15. 18:09 댓글 116개북유럽 중립국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에게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날 양국 정상의 통화는 핀란드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달라진 안보 환경 등을 들어 핀란드의 나토 가입 계획을 설명했다고 한다. 통화 이후 니니스퇴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푸틴 대통령과의 대화는 직접적이고 솔직했으며 상황 악화를 낳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에서 “푸틴 대통령은 핀란드가 안보 위협이 실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군사적 중립이라는 기존 정책을 바꾸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러한 결정은 오랜 기간 이웃 국가로 쌓아온 상호 협력의 환경에도 악영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서 12일 핀란드가 성명을 통해 나토 가입을 공식화한 후 “군사 보복도 불사할 것”이라며 반발해왔다. 핀란드는 러시아와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선 가장 긴 국경(약 1340㎞)을 맞대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0시를 기해 핀란드로 향하는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인테르RAO 자회사인 RAO 노르딕은 전날 “전력 대금이 납부되지 않아 14일부터 전력 공급을 중단한다”고 예고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이달 6일 이후 전기 요금을 받지 못했다는 러시아 측의 주장이 서방의 제재와 연관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러시아의 이러한 행동은 핀란드에 대한 보복성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핀란드 전체 전력 사용량 중 러시아산 전력은 10%를 차지한다. 핀란드가 현재 부족한 전력을 스웨덴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논의해온 스웨덴은 며칠 내 나토 가입을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 의사가 공식화되면 양국 정부가 함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14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 신청을 한다면 환영받을 것이고, 절차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입 절차 중 두 국가의 안보 공백에 대비해 지난 11일 영국이 스웨덴‧핀란드와 새로운 안보 협정을 맺었고, 최근 미국‧독일도 비슷한 안보 지원을 약속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문제는 두 국가의 나토 가입에 긍정적이지 않다고 공개 언급한 터키다. 나토 규정상 신규 회원국 가입에는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하다.
현재 터키 측은 북유럽 국가에서 활동하는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문제 삼고 있다. PKK는 터키 남동부 등에 있는 쿠르드족의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단체로, 쿠르드족 이민자가 많은 스웨덴에서는 쿠르드족 출신 의원 6명이 활동 중이다. 이브라힘 칼른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우리는 (나토 가입의) 문을 닫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그들(핀란드와 스웨덴)이 안보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 우리에게도 우리의 안보에 대한 우려가 있다. 상호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르체아 제오아너 나토 사무차장은 15일 “터키는 중요한 동맹국이며, 우려를 제기한 것뿐”이라며 “터키 정부가 제기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