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에 300억 전재산 기부한 50대.."필요 이상 돈 쌓여, 이제 홀가분"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2. 05. 09. 13:55 수정 2022. 05. 09. 14:03 댓글 69개
“살아가는 데 필요 이상의 돈이 쌓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항상 있었다.
젊은 나이에 기부하게 돼 이제부터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을 위한 씀씀이엔 엄격했지만 그런 근검절약 정신으로 지금껏 모은 재산 300억 원을
자신을 위한 씀씀이엔 엄격했지만 그런 근검절약 정신으로 지금껏 모은 재산 300억 원을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기부하는 데는 거침없었다. KAIST는 익명의 50대 기부자가
“나의 기부가 KAIST의 젊음이라는 강력한 무기와 결합해 국가 발전뿐 아니라
전 인류사회에 이바지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초석이 됐으면 좋겠다”며
3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기부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기부자는 KAIST에 300억 원 이상을 기부한 이들 중 최연소다.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할 50대 나이에 집과 생활에 필요한 재산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재산을 기부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에 따르면 기부자는 자신을 위한 씀씀이엔 엄격했지만 근검절약 정신으로 재산을 일궜다. 그러면서도 소외계층과 불치병 환자들을 10여 년 넘게 꾸준히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사회환원에 관심이 많던 기부자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기부할까도 고민했으나 교육 기부가 가장 효과가 크다고 보고 KAIST를 택했다. KAIST 관계자는 “기부자가 더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기부하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는 계획을 숙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가장 큰 파급효과를 얻을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교육을 통한 기부가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KAIST에 연락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기부처를 정한 배경에는 KAIST 출신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지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자가 지인이 모교 후배를 채용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고 묻자 “KAIST 출신은 열심히 한다. 그것도 밤을 새워서 열심히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KAIST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기부자는 “KAIST는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순수한 학교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부를 결정한 이후에는 거침이 없었다. 기부자가 지난달 21일 KAIST 발전재단에 부동산 기부 의사를 처음 밝힌 이후 13일 만인 이달 4일 명의 이전이 완료됐다. 보통 큰 액수를 기부할 때는 기부처에 이것저것 꼼꼼히 물은 뒤 결정을 하다 보니 기부 과정에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번 기부자는 기부 시점부터 이미 확고한 결심이 서 있었다.
손선권 KAIST 발전재단 사무국장은 “기부를 하시겠다고 하면 보통은 많이 여쭤보시고 결정을 하지만 이분은 사전에 조사를 많이 하신 것 같다”며 “결정은 오래전에 하신 듯 곧바로 기부 의사를 전달하셨다”고 말했다.
기부자는 이름이나 신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기부 약정식 행사나 KAIST 관계자 만남도 극구 사양했다. 대신 “이렇게 큰돈이 내게 온 것은 그 사용처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한 하늘의 배려라고 생각된다”며 “이 책임을 KAIST에게 떠넘기게 되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국장은 “서류를 받기 위해 만난 것이 유일했지만 한 시간도 뵙지 못했다”며 “익명 기부가 본인의 철학이시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오셔서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과 의과학·바이오 분야 연구 지원금으로 이번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소외계층과 불치병 환자에 대한 관심을 이어오던 것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50대의 나이에 재산을 기부하는 큰 결단을 내려주신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정해주신 기부금의 사용 용도가 KAIST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확하게 부합한다는 점에서 학교를 향한 기부자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는 KAIST 개인 기부로는 역대 일곱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익명 기부자 중에는 가장 많다.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2020년 676억 원 규모 부동산을 기부하는 등 총 766억 원을 기부해 가장 많이 기부했고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인 고 류근철 KAIST 인재및우주인건강연구센터장이 578억 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515억 원을 기부했다. 김재철 동원산업 명예회장이 2020년 500억 원을 기부했고, 김병호 서전농업 회장 부부가 350억 원, 고급음식점 대원각을 운영한 고 김영한 여사가 340억 원을 기부했다.
KAIST는 2020년부터 고액 기부자들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부자는 KAIST에 300억 원 이상을 기부한 이들 중 최연소다. 사회 활동을 활발하게 할 50대 나이에 집과 생활에 필요한 재산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의 재산을 기부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KAIST에 따르면 기부자는 자신을 위한 씀씀이엔 엄격했지만 근검절약 정신으로 재산을 일궜다. 그러면서도 소외계층과 불치병 환자들을 10여 년 넘게 꾸준히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재산 사회환원에 관심이 많던 기부자는 사회적 기업을 통해 기부할까도 고민했으나 교육 기부가 가장 효과가 크다고 보고 KAIST를 택했다. KAIST 관계자는 “기부자가 더 장기적이고 효과적으로 기부하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창업하려는 계획을 숙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을 직접 운영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가장 큰 파급효과를 얻을 방법을 모색하던 중에 교육을 통한 기부가 가장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KAIST에 연락을 취해왔다”고 말했다.
기부처를 정한 배경에는 KAIST 출신으로 기업을 운영하는 지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자가 지인이 모교 후배를 채용하기 위해 애쓰는 것을 보고 묻자 “KAIST 출신은 열심히 한다. 그것도 밤을 새워서 열심히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후 KAIST에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다. 기부자는 “KAIST는 에너지가 넘치면서도 순수한 학교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부를 결정한 이후에는 거침이 없었다. 기부자가 지난달 21일 KAIST 발전재단에 부동산 기부 의사를 처음 밝힌 이후 13일 만인 이달 4일 명의 이전이 완료됐다. 보통 큰 액수를 기부할 때는 기부처에 이것저것 꼼꼼히 물은 뒤 결정을 하다 보니 기부 과정에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번 기부자는 기부 시점부터 이미 확고한 결심이 서 있었다.
손선권 KAIST 발전재단 사무국장은 “기부를 하시겠다고 하면 보통은 많이 여쭤보시고 결정을 하지만 이분은 사전에 조사를 많이 하신 것 같다”며 “결정은 오래전에 하신 듯 곧바로 기부 의사를 전달하셨다”고 말했다.
기부자는 이름이나 신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이고 기부 약정식 행사나 KAIST 관계자 만남도 극구 사양했다. 대신 “이렇게 큰돈이 내게 온 것은 그 사용처에 대한 책임을 지우기 위한 하늘의 배려라고 생각된다”며 “이 책임을 KAIST에게 떠넘기게 되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국장은 “서류를 받기 위해 만난 것이 유일했지만 한 시간도 뵙지 못했다”며 “익명 기부가 본인의 철학이시고 모자를 푹 눌러쓰고 오셔서 얼굴도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KAIST는 기부자의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장학금과 의과학·바이오 분야 연구 지원금으로 이번 기부금을 사용할 계획이다. 소외계층과 불치병 환자에 대한 관심을 이어오던 것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50대의 나이에 재산을 기부하는 큰 결단을 내려주신 기부자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지정해주신 기부금의 사용 용도가 KAIST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과 정확하게 부합한다는 점에서 학교를 향한 기부자의 깊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기부는 KAIST 개인 기부로는 역대 일곱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익명 기부자 중에는 가장 많다. 이수영 광원산업 회장이 2020년 676억 원 규모 부동산을 기부하는 등 총 766억 원을 기부해 가장 많이 기부했고 국내 1호 한의학 박사인 고 류근철 KAIST 인재및우주인건강연구센터장이 578억 원, 정문술 전 미래산업 회장이 515억 원을 기부했다. 김재철 동원산업 명예회장이 2020년 500억 원을 기부했고, 김병호 서전농업 회장 부부가 350억 원, 고급음식점 대원각을 운영한 고 김영한 여사가 340억 원을 기부했다.
KAIST는 2020년부터 고액 기부자들의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이수영 회장과 김재철 명예회장 외에도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100억 원을 기부하는 등
2020년에 약 1489억 원을 기부받았다. 개인 기부로만 2019년 200억 원의 7배가 넘는 금액을 기부받으며
가파르게 기부액이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장성환 삼성브러쉬 회장이 200억 원을 기부하는 등 846억 원이 기부됐다.
올해도 이번 기부를 포함해 9일까지 누적 기부액이 501억 원이 되는 등
과학기술 육성을 위한 기부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