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에 사표 454만장..'줄퇴사 신기록' 미국은 지금 아우성
황시영 기자 입력 2022. 05. 04. 12:11 수정 2022. 05. 04. 12:24 댓글 34개
미국에서 지난 3월 퇴사자와 구인 규모가 역대 최대로 늘었다.
미국 경제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 회복하면서 직원이 필요한 곳이 급증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더 좋은 근무 환경을 찾아서 '줄퇴사'를 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악의 인력난은 기업의 임금 부담을 높이고,
가뜩이나 심각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진다.
미 노동부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전달보다 20만5000건 늘어난 1155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12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며,
시장 전망치인 1120만건을 웃도는 것이다.
퇴직자 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3월 퇴직자 수는
전월 대비 15만2000명 증가한 454만명으로 직전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에서 구인난이 그만큼 심각해졌다는 의미다. 3월 미국 실업자 1명당 일자리는 1.9개인데,
이는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의 1.2개를 웃도는 것이다.
한 명의 직원을 뽑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이전 직장보다 많은 보수나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높아진 인건비를 감당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올리고, 이는 40년 만에 최악 수준인 미국 내 고(高)물가를 악화시키게 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경제가 코로나19에서 회복하며 근로자가 고용주보다 우위에 서는 이른바 '대량 퇴사(Great Resignation)' 현상이 보다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체들은 사람을 뽑기 위해 임금과 인센티브를 올리는데, 이 때문에 근로자들은 현 직장을 떠나 이직할 동인이 더 커졌다고도 지적했다.
아울러 FT는 "아직 남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 육아 고충을 언급하며 일자리 복귀를 망설이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구인난은 저임금 근로자들의 임금도 인상시키는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노동자 부족을 만회하기 위해 이민 규제를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민당국은 고용허가증이 만료된 이민자들에게 1.5년을 자동 연장한다고 밝혔다. 구인구직사이트 인디드의 닉 벙커 이코노미스트는 "침체가 임박했다는 우려에도 고용주들은 여전히 역대급으로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며 "고용시장은 아직도 구직자 우위이며 이러한 상황이 빨리 바뀌려면 극적인 조치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동 지표와 인플레 상황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 긴축 속도를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올해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연율 -1.4%를 기록하며 경기침체 논란이 잠시 일었지만, 인플레이션 심각성이 또 다시 확인된 만큼 연준이 긴축 고삐를 죌 것으로 보는 것이다. 연준은 4일 마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지난 3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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