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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통상 관료 때 美 석유사에 월세…

수미심 2022. 4. 7. 09:00

한덕수, 통상 관료 때 美 석유사에 월세… 고액보수 이어 이해충돌 의혹도

입력 : 2022-04-07 08:00:00 수정 : 2022-04-07 08:27:49

“책임내각제, 인사·예산권 갖고 어젠다 추진”

尹정부 책임총리 역할 관련 언급
내각 인선 질문엔 ‘尹 권한’ 강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6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책임내각제 구상과 관련해 “조직의 책임자들이 자기 철학과 어젠다를 집행하는 데 있어 예산과 인사에 대한 자율권을 효율적으로 늘리자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생산성본부 건물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이상적인 책임총리의 역할’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청와대의 힘을 내각에 분권화, 위임하는 차원”이라며 “당선인이 ‘청와대의 기능을 조금 줄이는 대신에 내각이 권한을 위임받고 동시에 책임을 확실하게 가지고 어젠다를 추진해 달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강조했다.

윤 당선인은 수차 책임총리·책임장관 등이 주도하는 ‘책임내각’을 운용할 것임을 예고한 바 있다. 국무총리와 각 부처 장관에게 인사권을 비롯한 독립성을 폭넓게 보장하고, 그에 대한 책임도 확실하게 지게 하는 시스템이다. 윤 당선인이 한 후보자에게 지명 전에 전체 장관 인선안을 건네 미리 검토하도록 한 것도 책임총리의 역할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후보자는 다만 내각 인선에 대한 질문에 “제가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며 “대통령(당선인)께서 다 잘 듣고 같이 협의하고 토론해서 가장 좋은 사람을 뽑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만 답했다. 총리와 장차관 등 주요 내각 구성원 인사권이 오롯이 대통령의 권한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접견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한 후보자는 지난해 3월 말부터 약 1년간 에쓰오일 사외이사로 재직하면서 약 8200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별로 얘기할 게 없다. 청문회에서 만약 질문이 있으면 다 답변드리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의 부동산 관련 문제도 불거졌다. 한 후보자가 1993년 통상산업분야 고위직으로 근무할 당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자신의 집을 미국 석유회사 한국법인에 장기간 월세를 주고, 1995년에는 해당 법인이 약 1억6000만원의 근저당을 설정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해충돌 의혹이 제기됐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하며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민주당은 전관예우나 고액 보수 논란이 현재 국민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고 판단, 엄밀히 검증하겠다는 입장이라 만일 부적격 사유가 발견되면 ‘낙마’를 강행할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총리 후보자의 경우 국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 찬성)이 필요한 만큼 절대다수 의석 172석을 가진 민주당은 독자적으로 한 후보자를 낙마시킬 수 있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