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지만 고급스럽게..'플렉스 결혼'에 설레는 유통가
안세희 기자 입력 2022. 02. 28. 22:41 댓글 3개- 소규모 트렌드, 해외여행길 막혀
- 예물·가전·가구 등에도 통큰 투자
코로나19 이후 소규모 예식이 보편화된 가운데 해외로 떠나는 신혼여행길이 막히자
결혼식과 예물·가전가구 등에 크게 투자하는
‘결혼 플렉스’(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특급호텔 웨딩 수요가 예년보다 늘었고, 백화점 예비 신혼부부 매출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8일 부산 호텔가에 따르면 3~5월 예식 예약률은 전년 대비 최소 30% 이상 뛰었다.
결혼식은 수개월 전 예약해 확정된 스케줄로 봐야 하고, 추가 예약은 어려운 상태라 사실상 ‘풀부킹(매진)’이다.
파크하얏트 부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웨딩 매출이 역대 최고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양한 콘셉트의 소규모 연회장을 갖춰 스몰웨딩을 하려는 예비 부부에게 인기가 높은 파크하얏트 부산은 지난해 웨딩 매출이 전년 대비 40% 증가해 개관 이후 가장 높았다. 파크하얏트 부산 관계자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으로 예약이 들어와 올해도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스몰웨딩과 고급화 트렌드는 향후 몇 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장군 소재 아난티 힐튼 부산 관계자도 “백신 접종자가 늘고 하객숫자 규제가 완화되면서 예약이 꽉 찼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 호텔의 경우 숙박과 주변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져 웨딩과 숙박을 한번에 해결하고 부산에서 신혼여행까지 즐기는 부부도 많다”며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또한 3~5월 웨딩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35% 가량 늘었다.
이와 관련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초기엔 결혼식을 늦추거나 아예 안 하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진행하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어차피 하객을 많이 못 부르니 작게 하되 고급스럽게 하자는 움직임도 있다. 호텔 웨딩은 객단가가 높지만 인원이 적으면 전체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신혼여행 대신 결혼식에 비용을 더 쓰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결혼 플렉스’ 바람을 타고 혼수상품 매출도 따라서 뛰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롯데웨딩멤버스’ 회원의 코로나 이후 2020, 2021년 매출은 이전 두 개년(2018, 2019년) 대비 50% 이상 신장했다. ‘롯데웨딩멤버스’는 예비 신혼부부가 가입해 결혼 반지와 가전 제품 등을 구입하면 이에 따른 리워드를 주는 서비스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결혼 준비 과정에서 혼수와 웨딩 상품에 지출하는 비중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 초기 결혼식을 늦추던 예비부부가 더는 예식을 미루지 않으면서 지난해 롯데웨딩멤버스 신규 가입 회원수는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고, 결혼식 인원에 대한 거리두기 지침이 완화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신규 가입자수 증가율은 이전보다 두 배가량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