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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2-3 교만驕慢에 대하여

수미심 2013. 11. 2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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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교만驕慢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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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수많은 사람들은 ‘모름지기 겸손해야 한다.’라고 강조해 왔다. 특히, 하나님과 동일시되고 있는 예수는 겸손의 반대말인 ‘교만’을 통해서 그 겸손의 의미를 강조하였다.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악한 생각들 가운데 하나가 바로 교만이고, 그 교만이 사람을 더럽게 한다(마가복음7:22~23).’고 했다.

 그렇다면, 교만이란 무엇일까? 예수교 경전 안에서는, 이 ‘교만’이라는 단어가 무려 127회나 사용되고 있는데 한결같이 그것은 하나님이 미워하고 싫어하심이기 때문에 반드시 ‘낮추고 물리쳐야’ 하는 대상이다. 이런 교만에 대해서 예레미야가 설명하기를 ‘자고自高와 오만傲慢과 자긍自矜과 그 마음의 거만倨慢’이라 했다(예레미야48:29).  

 한편, 교만은 “목이 곧다(혹은 ‘목이 뻣뻣하다‘)”라는 다소 생경한 말로써 풀어 쓰이기도 했는데, 사람의 ‘목이 곧다’ 함은 ‘목이 뻣뻣하다’는 뜻이고, ‘목이 뻣뻣하다’ 함은 최소한 다음 두 가지의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하나는, 자기밖에 모르고서 좀처럼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자존심이 강하여서 쉽사리 남에게 순종하지 않는 태도이다.

 원래, ‘목이 곧다’라는 말은, 고대 이집트 땅에서 모세가 이끌고 나온 무리들을 두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직접 한 말이다.  “목이 곧은 백성 혹은 목이 뻣뻣한 백성”(출애굽기32:9, 33:3, 33:5, 34:9, 신명기9:6, 9:13, 31:27, 잠언29:1)이라고 말이다. 특히, 하나님은 우상을 숭배하고(출애굽기32:8), 몸에 장신구 달기를 좋아하는(출애굽기33:5) 모세의 백성들을 진멸시킬 수도 있음을 강조하면서 ‘목이 뻣뻣하다’라는 이 말을 사용하였다. 이는 「신명기」에서도 여러 차례 확인되지만(신명기9: 6~8, 9: 13~15, 31: 27~28) 목이 뻣뻣함은 하나님을 화나게 하는 요인 가운데 분명한 하나였다.

 이에 근거하였음인가, 잠언을 집필한 솔로몬도 “자주 책망을 받으면서도 목이 곧은 사람은 갑자기 패망을 당하고 피하지 못하리라(잠언29:1).”라는 말을 했고, 순교 직전의 스데반도 “목이 곧고 마음과 귀에 할례를 받지 못한 사람들아, 너희도 너희 조상과 같이 항상 성령을 거스르는도다! 너희 조상들이 선지자들 중의 누구를 박해하지 아니하였느냐? ‘의인이 오시리라’ 예고한 자들을 그들[너희들]이 죽였고, 이제 너희는 그 의인을 잡아 준 자요 살인한 자가 되나니, 너희는 천사가 전한 율법을 받고도 지키지 아니하였도다(사도행전7:51~53).”라고, 목이 뻣뻣한 유대인들의 교만을 질타(叱咤 : 크게 꾸짖음)하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교만은 상대방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자제되어야 하는데 하물며,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물을 창조했다는 하나님 앞에서 인간의 그것이야말로 두말할 필요가 있겠는가.

 가족과 재산을 버리고 홀로 숲속에 들어가 조용히 사는 ‘포타리야’라는 사람이 부처에게 세속世俗을 떠났다고 말하자, 부처께서 진짜 세속世俗을 떠나는 방법 여덟 가지1) 중에 하나로 ‘교만을 버리는 일’이라 하였는데, 이래저래 교만은 자신에게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신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인간의 좋지 못한 심성이요 태도임에는 틀림없다.


-2009. 10. 03.




1) 부처님이 말씀하신 세속을 떠나는 여덟 가지 방법 :

①산 목숨을 죽이지 않고 ②남이 주지 않는 것을 갖지 않고 ③거짓말 하지 않고 ④화합을 깨뜨리지 않고 ⑤탐욕을 버리고 ⑥성내지 않으며 ⑦시기하지 않고 ⑧교만을 버리는 일 등이다. (南傳 中部 포타리야 經)



 

출처 : 동방시
글쓴이 : 이시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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