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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중보

수미심 2013. 11. 16. 10:33

 

한강수중보에 관한 오해와 진실

 

                                                       이상훈 교수(수원대학교 환경공학과) muusim@suwon.ac.kr

                                                          

1. 서론


  1980년대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한강종합개발을 하면서 한강의 모래를 파내고 물길을 직선화하면서

한강에는 2개의 수중보 건설.  잠실대교 하류 10m 지점에 있는 잠실수중보는 1986년 10월에 준공되었는데, 높이 6m, 길이 873m에 달하며 그당시 공사비로 135억원이 들었다.  잠실수중보 구간 중에 강북쪽 약 200m 구간에 5개의 수문이 있으며 강남쪽에는 22m 길이의 어도가 2개 설치되어 있다.  1988년 6월에는 행주대교 아래 3km 지점(김포대교 바로 아래 지점)에 신곡수중보를 설치하였는데 높이는 2.4m, 길이는 1007m에 달한다.  신곡수중보에는 김포쪽으로 200m 구간에 5개의 수문이 가동보 형식으로 설치되어 있다. 

 2개의 수중보 건설로 서울 암사동에서 김포 사이 38㎞의 한강 구간은 갈수기에 관계없이

항상 수위 2.5m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림1> 신곡수중보와 잠실수중보

  

  한강에 수중보를 만든 목적은 3가지이다.  첫째는 만조 때에 염수의 침입을 막기 위한 목적이다. 

해수는 담수에 비해서 비중이 2.5% 정도 크기 때문에 담수와 만났을 때에 아래로 깔리면서 육지 쪽으로

쐐기 형태로 들어오게 된다.  한강 하류에서는 김포와 일산에서 농업용수를 취수하고 있었는데

신곡수중보를 건설하여 염수 침입을 막을 수가 있었다.  최근에는 몽리면적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농업용수를 취수하고 있기 때문에 신곡수중보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는 한강의 수위를 일정하게 유지해서 상수도 취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함이었다.  노량진 취수장은

갈수기가 되면 수위가 낮아져서 취수가 불안한 경우도 있었지만 신곡수중보를 건설하여 수위를 최소 2.5m 유지함으로써 안정적인 취수가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노량진 취수장은 수질 악화를 이유로 2000년에

폐쇄되고 취수원을 잠실수중보 상류로 옮겼다.  현재 한강의 10개  취수장은 모두 잠실수중보 상류에 있다. 

  셋째는 1988년 개최될 예정이었던 88서울올림픽을 앞두고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려는 목적도 있었다.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서는 배가 물에 잠기는 흘수심을 고려하여 최소 2.5m의 수심이 필요하다. 

 한강에는 현재에도 유람선이 운행하고 있다.


2. 서울의 한강과 뮌헨의 이자르강


  한강의 수중보가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 10월 26일에 실시된 서울시장 선거 때문이었다.   <조선일보> 9/24 1면 머리기사에서, 박원순 후보가 9월 23일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서울 암사동 생태 습지 현장에 가서 “수중보는 한강을 일종의 호수로 만드는 건데 없애는 게 자연적인 강 흐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정부는 물론 보수 단체로부터 엄청난 반대를 불러 일으켰으며, 나경원 후보는 “수중보를 철거하면 서울시민에게 식수를 공급하는 취수원을 옮겨야 하고, 옹벽을 철거해야 한다”면서 “수조원이 드는 토목공사를 수반할 것이다”라고 반대를 분명히 했다.  그러자 9월 27일 박원순 선대위의 송호창 대변인은 “지난 9월 23일 한강르네상스 사업 현장 탐방시의 박원순 후보 발언은 한강 수중보 문제와 관련하여

환경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일 뿐이며, 결정되거나 확정된 정책 및 공약 차원의 발언이 아니었음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고 발표하여 진화작업을 서둘렀다.  

  그후 수중보 문제는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더 이상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았으나 물속으로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시장 선거가 끝난 이후인 2011년 11월 16일, 한강운하백지화서울행동이 개최한 “한강 복원의 시작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려 생태하천으로서의 한강 복원을 위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토론회에서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강종합개발(1982-1987)은 이름만 한강 살리기였을뿐 실은 모래 준설과 보 건설을 통해 하천 생태계를 훼손시켰다”며 “한강 수질을 악화시키는 신곡수중보를 철거해 원래의 모습을 회복한 자연의 강으로 돌아가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11년 4월 18일 한강생태조사 현장에서 서울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사무처장은 "독일은 10년에 걸쳐 이자르강을 복원한 끝에 지금의 모래톱과 여울을 얻게 됐고, 결국 시민의 쉼터가 됐다“고 말하였는데, 한강 복원의 시범사례로서 독일의 이자르강 복원 사업을 이야기했다.  여기서 이자르강의 복원 사업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독일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뮌헨의 도심에는 서울의 한강처럼 이자르강이 흐른다.  이자르강은 도나우강의 지류로서 길이는 295km인데, 물살이 빠르고 계절에 따라 수량의 증감이 심하여 장마 때에 홍수가 잦자 1888년부터 강둑 공사를 시작했다.  1910년부터는 콘크리트 보를 설치하고 강바닥을 파내는 공사를 해 강을 직선화 수로로 만들었다.  강이 직선화되자  유속이 빨라지면서 강바닥의 흙과 모래가 쓸려 내려가고 지하수위가 저하되어 강변의 식물과 농작물이 고사하는 등 피해가 잇다랐다.  뒤늦게 강의 직선화가 재앙임을 깨닫고서 뮌헨시에서는 2000년에 뮌헨 구간 8km를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재자연화 공사를 시작하였다.   

  2011년 8월 6일 뮌헨에서는 성대한 축하행사가 열렸다.  지난 130여년 동안 콘크리트에 갇혔던 이자르강이 11년 동안의 자연화복원공사를 마치고 자연하천으로 되살아난 것을 축하하기 위해 6만 여명의 시민이 강변에 모였다.  이자르강은 오랜 세월동안 직선화되어 운하나 다름없었는데, 강의 물줄기가 구불구불 흐르는 자연 하천의 옛 모습을 되찾은 것이다.  마티아스 융게 뮌헨시 수자원관리국 대변인은 “130여 년 동안 홍수 예방이라는 명목 아래 강바닥을 준설하고 직선화된 강변을 콘크리트로 발라놓았던 이자르강이 이전으로 복원된 것이 바로 이 모습이라”라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어서 그는 “강을 복원함으로써 환경보호는 물론 홍수를 막고, 수질도 개선하며 시민들에게 쾌적한 여가 공간도 제공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림2> 뮌헨시를 흐르는 복원된 이자르강 모습


3. 수중보에 관한 오해


  한강수중보는 정치인들이 언급하면서 언론에 부각되고 이에 따라 전문적인 지식에 접할 수 없는

일반인들은 여러 가지 오해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수중보에 관한 오해로서 3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3.1 수중보 때문에 물이 깨끗해졌다.

 

  수중보에 관한 첫 번째 오해는 한강에 2개의 수중보를 만들었기 때문에 현재처럼 한강이 깨끗해지고 한강생태계가 되살아났다는 오해이다.  이 문제는 4대강 사업에 관한 찬반논란이 한창이던 때에도 언급이 된 적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2009년 11월 27일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4대강에 보를 세우면 수질이 좋아진다면서 그 증거로 “한강의 잠실과 김포에 두 개의 보를 세웠더니 한강에 황복이 돌아왔다”라고 말하였다. 

  한강의 수중보 때문에 수질이 좋아지고 황복이 돌아왔는가?  한강에 황복이 돌아온 진짜 이유는 인터넷에서 ‘한강 황복’이라는 주제어로 검색해 보면 초등학생도 쉽게 알 수 있다.(최병성, 2011)  서울시는 2004년 7월 21일 한강 선유도 공원에서 서울시 보호종으로 지정된 황복 10만 마리를 방류하였는데, 이 행사에는 당시의 이명박 서울시장도 참석하였다.  그 후 2005년 7월 21일에는 황복 12만 마리를 비롯하여 황쏘가리 1만 마리, 토종붕어 22만 마리 등 물고기 35만 마리를 방류하였다.  2009년에도 김포시가 지역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돕기 위하여 황복 치어 33만 마리를 방류하였고, 2010년에도 김포시는 황복치어 53만 4천 마리를 한강 하류에 방류하였다. 

  2010년 7월 8일 서울시가 한 달(6/2∼6/23) 동안 한강의 생태계를 조사한 결과 이전에는 잠실수중보 근처에서만 2∼3마리씩 드물게 황복이 발견되었는데, 2009년부터는 6마리씩 확인되는 등 서식지가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를 근거로 한강의 생태계가 살아났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모든 신문과 방송이 이를 그대로 보도했고, 많은 국민은 이를 사실로 믿고 있다.  서울시의 사실왜곡이 너무 심했다.  유료낙시터가 있는 연못에서는 고기가 많이 잡힌다.  이유는 뻔하지 않은가?  사라졌던 황복이 나타난 것은 수질이 좋아져서가 아니라 수십만 마리 황복 치어를 방류했기 때문이다.   

  보는 물을 정체시키고 위쪽에 퇴적물이 쌓이므로 기본적으로 수질을 악화시키는 구조물이다.  “한강의 수중보 덕분에 수량이 풍부해져서 한강에 누치가 돌아왔다”라고 권도엽 국토부 장관이 2009년에 기고한 적이 있다.(http://www.korea.kr, 2009/07/17)  이 주장은 수질은 1차적으로 오염부하량이 많을 때에 나빠진다는 것을 간과한 오해이다.  한강에 2개의 수중보를 막은 것은 1988년이다.  한강의 수질이 좋아진 것은 수중보 때문이 아니라 한강유역에 건설한 수많은 하수처리장 때문이다.  서울시에 건설한 4개의 하수처리장은 1990년대에 준공되고 증설되었다.  한강 상류에 있는 성남하수처리장(준공년도 2001), 화도하수처리장(2005), 구리하수처리장(2004), 충주하수처리장(2005), 제천하수처리장(2000), 춘천하수처리장(2005) 등은 모두 2000년 이후에 준공되었다.  그러므로 한강의 수질이 좋아진 것은 수중보 때문이 아니고 상류의 하수처리장에서 물을 맑게 하여 내려 보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우리 조상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속담은 과학적으로도 맞는 말이다.

  실제로 수질조사 자료를 보면 상류인 팔당댐에서 맑은 물을 흘려 보내어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점점 악화되는 추세를 나타낸다.  대표적인 수질오염 지수인 BOD, COD를 조사한 <표1>을 보면 이러한 추세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수중보가 수질을 좋게 하는 것이 아니라 수질을 나쁘게 하는 것이다.

 

  <표 1> 한강 지점별 2010년 연평균 수질

지점명

팔당댐2

암사

구의

잠실

영등포

가양

행주

신곡

BOD(mg/L)

1.2

1.2

1.7

-

2.7

3.1

4.0

-

COD(mg/L)

3.9

3.3

4.5

-

4.6

5.3

6.5

-

  비고

상류

 

 

수중보

 

 

 

수중보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정보시스템, 측정자료조회 검색 결과.

       연평균은 2010년 1월부터 12월까지 매월 측정한 12개의 측정치를 평균한 값임.


3.2 수중보 때문에 수질이 나빠져 물고기가 죽는다.


  일부 환경운동가는 수중보 때문에 물이 정체되고 퇴적작용이 심해져서 물고기가 죽을 정도로 수질이 나쁘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한강에서 찍은 죽은 물고기 사진을 보여준다.  이러한 주장은 매우 설득력이 있어 보이지만 과학적인 측면에서 검토해 보아야 한다.  필자가 어류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다음과 같은 설명이다.

  한강에서 때로 죽은 물고기가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은 봄철과 가을철에 특정한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에만 나타난다.  비가 내리면 길가에 쌓여있던 여러 가지 오염물질이 초기에 많이 떠내려 오게 된다.  그러므로 대개 초기우수는 오염농도가 높기 마련이다.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다가 강한 비가 최소 10mm 내리면 초기우수의 오염도가 일시적으로 높아지고 이 물이 한강의 지천에 유입되어 일시적으로 물고기가 죽을 수도 있다.  물고기는 비가 오면 지천으로 올라가므로 일시적으로 오염이 높아진 지점에서 물고기가 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림3> 한강 철교 아래 죽은 물고기 (최병성, 2010/5/12)


  한강에 물고기가 많아졌고, 한강의 지천에서도 물고기가 관찰되는 것은 사실이다.  필자는 한강의 지천인 양재천에 자주 산책을 가는데, 팔뚝만한 잉어를 많이 볼 수가 있다.  그렇다면 죽은 물고기 사진에 관한 진실은 무엇일까?  죽은 물고기를 수거하여 역학조사를 해보면 알 수 있겠지만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필자는 또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다.  우선 물고기가 죽는 2가지 경우가 있을 것이다.  첫째는 용존산소가 부족하여 호흡곤란으로 죽는 경우이다.  양식장에 갇혀 있는 물고기는 용존산소가 부족해도 도망갈 수 없으니까 죽겠지만 강에 사는 물고기는 산소가 부족한 지점을 본능적으로 피해 달아날 것이다.  그러므로 한강에서 물고기가 산소 부족으로 죽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할 것이다.  둘째는 치명적인 독성물질이 일시적으로 유입되어 죽는 경우이다.  비양심적인 사람이 모아두었던 폐수나 오염물질을 비가 올 때에 몰래 버리는 경우는 종종 있는 일이다.  필자는 두 번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본다.  왜냐하면 용존산소를 조사한 자료를 보면 한강의 어느 지점에서도 용존산소는 10mg/L를 초과할 정도로 풍부하다.  또한 가장 용존산소가 적은 행주지점의 연평균 자료를 월별로 분석해 보아도 용존산소는 8.0mg/L를 초과한다. 


  <표2> 한강 지점별 2010년 연평균 용존산소(DO)

지점명

팔당댐2

암사

구의

잠실

영등포

가양

행주

신곡

DO(mg/L)

11.1

11.5

12.4

-

11.7

11.2

10.9

-

  비고

상류

 

 

수중보

 

 

 

수중보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정보시스템, 측정자료조회 검색 결과.


  <표3> 행주 지점의 2010년 월별 용존산소(DO mg/L)

 

월별

1

2

3

4

5

6

7

8

9

10

11

12

평균

DO(mg/L)

12.9

15.0

13.2

12.7

10.2

8.1

8.8

8.2

8.7

9.4

9.8

13.3

10.9

  

   자료: 국립환경과학원, 물환경정보시스템, 측정자료조회 검색 결과.


  정리하자면 한강에서 죽은 물고기가 나타나는 것은 매우 드물고 봄이나 가을철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그 원인은 통상적인 수질악화라기보다는 독성물질의 불법 방류로 인한 사고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수중보 때문에 수질이 나빠져서 물고기가 죽는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3.3 수중보를 철거하면 한강에서 취수를 못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운동 기간에 나경원 후보는 “수중보를 철거하게 되면 서울시민의 식수원을 공급하는 취수원을 옮겨야 한다”면서 이에 따른 비용이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이것은 정확한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서울시가 운영하던 구의.자양취수장은 팔당대교 아래 강북취수장으로 이전하는 공사가 2011년 6월에 이미 끝났다는 사실을 미처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잠실수중보까지 철거하면 상류에 있는 10개 취수장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도 신곡수중보만 철가하는 방안은 서울시의 상수도 취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4. 수중보 철거시 예상되는 결과


  수중보를 철거하면 어떻게 될까?  관동대의 박창근 교수는 수리적인 측면에서 모의실험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박 교수에 의하면 2개의 보를 모두 철거했을 경우 잠실보와 신곡보 사이의 강물 면적이 10% 줄고 강폭은 약 200m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수심은 현재보다 최대 2.5m 하강하게 된다.  만일 신곡보만 철거하면 잠실보 하류에서 수심이 약 0.5m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밀물 때에 바닷물은 김포대교와 일산대교 사이에 일산쪽으로 형성되어 있는 장항습지 근처까지 올라오고 여기서 강물과 부딪치며 유속이 0에 가까워진다.  이곳에서 역류된 물은 한강대교까지 올라오지만 염분은 거의 함유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밖에도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4.1 수질개선


  수중보를 철거하면 수질이 현재보다 개선될 것만은 분명하다.  한강 수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1차적으로는 팔당댐 방류수이겠지만 팔당댐 하류에는 왕숙천, 탄천, 중랑천, 안양천, 홍제천 등의 1차 지류가 흘러 들고 있다.  이들 지류들은 팔당댐 방류수에 비하면 유량은 적지만 비점오염원에 의하여 매우 오염되어 있기 때문에 본류의 수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수중보를 철거하면 고인물이 흐르는 물로 변하기 때문에 용존산소가 많이 녹아들고 또 보로 인한 퇴적작용이 없어지기 때문에 수질은 좋아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거 자료를 살펴보면 전문가들은 수중보 완공 직후부터 수중보 철거를 주장했다.  “수중보가 물의 흐름을 막아 물을 썩게 하기 때문에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는 보도 자료를 찾아 볼 수 있다.(경향신문, 1993/9/7) 이러한 여론 때문에 환경부와 서울시는 수질개선대책을 쏟아 냈다.  1992년 7월 29일 한강에서 물고기의 떼죽음이 발생하자 안양.난지 하수처리장 방류구를 신곡수중보 하류로 이전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1994년 1월에는 수질개선을 위하여 한강대청소를 실시하기도 했다. 

  이처럼 신곡수중보 상류의 수질이 악화되었기 때문에 서울시에서는 2000년에 선유정수장을 폐쇄하였고, 2001년에는 노량진 정수장을, 2003년에는 뚝도1정수장을, 2005년에는 보광동정수장을 잇달아 폐쇄하고 모두 잠실수중보 상류로 취수원을 이전하였다.  잠실수중보는 상류의 취수원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철거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만일의 경우에, 잠실수중보를 철거한다면 잠실 상류의 수질 역시 현재보다 더 좋아질 것이다. 

 

4.2 염수의 침입


  신곡수중보를 만드는 첫 번째 목적은 염수침입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서 염수 침입이 우려된다.  명지대의 여운광 교수는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바닷물이 한강대교까지 침입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관동대의 박창근 교수는 하구에서 만조 때에 강물이 내려가지 못하고 한강대교까지 역류되지만 염분은 함유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일반인들로서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이 문제는 수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학술 세미나를 열어서라도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를 판정해야 할 것이다.  (이 사안을 애정남에게 물어볼 수는 없지 않은가!)


4.3 한강 유람선 중지


  한강유람선은 최초 1986년에 운항을 개시하였는데, 현재 씨앤한강랜드라는 회사에서 여의도, 잠실, 뚝섬 등 모두 8개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운항하고 있다.  유람선은 모두 잠심수중보 하류에서만 하루 최대 8회까지 운항하고 있다.  필자가 한강사업본부에 문의하여 조사한 바에 의하면 유람선의 이용객은 2010년에 총 54만 명이었다고 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하루 약 1500명이 한강을 유람하면서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만일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유람선 관광은 중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4.4 지하수위 하강

  

  신곡수중보가 완공된 후 벌써 23년이 지났기 때문에 만일 수중보를 철거하여 수위가 2.5m 낮아지면 강바닥을 통해서 연결되어 있는 양안의 지하수 수위가 하강할 가능성이 있다.  그동안 한강과 지하수층은 어느 정도 평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한강의 수위를 낮추면 지하수위 하강으로 인하여 어떠한 변동 또는 피해가 일어날 지 조사해야 할 것이다.  수중보의 철거가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의 규모와 방향을 사전에 면밀하게 검토하여 피해 여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4.5 한강 다리의 안전성


  신곡수중보가 철거되면 안보상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북한의 대동급 반잠수정이 한강 하류의 다리에 바로 접근하여 어뢰를 발사하여 교각을 파괴하고, 이어서 교통대란이 야기되며 서울이 마비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군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러한 안보 위험성은 전시를 가정한 상황으로서 무시할 수는 없겠으나 남북간의 화해와 신뢰로써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된다. 

  수중보를 철거하면 한강 다리 교각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명지대의 여운광 교수는 “한강의 다리들은 수중보가 있는 상황을 전제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과학적인 조사없이 수중보를 철거하면 다리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 교수는 특히 “잠실대교 주변의 상.하류의 높이 차가 커 보가 없으면 다리에 무리가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안은 사전에 과학적인 조사를 필요로 하지만 만일 수공학적인 문제가 생긴다면 교각의 보수⋅보강 공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4.6 직강화의 부작용


  신곡수중보를 철거하면 들어나는 한강의 모습은 토사가 쌓이고 직강화되고 양안을 콘크리트로 만든 수로일 것이다.  직강화된 수로는 홍수시 빠른 유속과 이에 따른 침식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것이다.  그러므로 직선화된 수로를 구불구불하고, 소와 여울이 있는 원래의 강으로 복원하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직선으로 정비된 한강을 원래의 강으로 복원하는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는 것은 이자르강이다. 

  이자르강 복원공사에서는 홍수의 원인이 되었던 직선화된 물줄기를 개선하는데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다.  그동안 빈번한 준설로 강바닥이 깊이 파인 곳을 자갈과 흙으로 메우고, 강변의 콘크리트벽을 허문 다음 평평한 돌과 자갈, 모래를 깔아 강변 침식을 방지했다.  강 가운데 곳곳에 돌을 깔아 빠른 물살을 여울물로 만들고 강변과 강 중간에 모래톱과 자갈섬을 만들어 물의 흐름을 지그재그로 변형시켜 유속을 감속시켰다.  강변 잔디밭은 낮게 다듬고 강폭을 늘려 홍수 예방능력을 키웠다.  강변에 돌계단과 모래사장을 만들어 시민들이 찾아갈 수 있는 여가공간을 확대했다.  이처럼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철저하게 공사를 하느라고 8km를 복원하는데 11년이라는 긴 세월이 소요된 것이다. 


4.7 신곡수중보의 이전


  김포시는 2009년 12월에 “신곡수중보 이전 타탕성 연구 조사 용역보고서” 결과를 발표하였다.  이 보고서에 의하면 “신곡수중보로 인해 하류에 퇴적층이 쌓이고 있으며 장마철에 홍수 피해가 우려된다”고 한다.  또한 “수문 기능을 하는 신곡수중보의 가동보가 김포 쪽으로 설치되어 있어서 한강의 흐름과 유속이 바뀌는 바람에 김포 방면의 제방이 커다란 하중을 받는 등 수해방지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보고서를 근거로 김포시에서는 신곡수중보를 현재 위치보다 약 15km 하류에 위치한 하성대교 예정 부지 인근(김포시 하성면 석탄리)로 이전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국토부에 건의하였다.  그러나 고양시는 “수중보를 이전할 경우 수위가 높아져 대표적인 생태보전지역인 장항습지가 물에 잠길후 있고 집중호우시 한강유역 홍수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신곡수중보의 철거가 아닌 이전 문제는 경인운하와 연결시킬 때에 이해가 된다.  경인운하의 수로는 신곡수중보 상류로 연결되어 있다.  경기도에서는 한강하구발전계획에 따라 신국수중보 하류의 이산포 인근에 물류터미널을 건설하는 등 김포한강신도시 주변개발 계획을 세웠는데, 이 계획이 성공하려면 경인운하의 유람선과 화물선이 김포대교 하류까지 운항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는 경인운하 사업에 부정적인 박원순 시장이 어떻게 처리할 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5. 결론


  현재 한강의 가장 큰 문제점은 멀리서 바라 보는 강일뿐 가까이 가서 접촉할 수 있는 강이 아니라는 점이다.  환경단체에서는 물에 들어가서 수영하고 물장구칠 수 있는 한강을 복원하기를 원한다.  <그림5>와 같은 과거 한강의 모습은 <그림6>과 같은 현재의 한강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과거에는 여름이 되면 한강에 피서객이 수십만명 몰려드는 친환경적인 강이었다.  그러나 현재의 한강은 수심이 깊고 대부분 콘크리트 옹벽으로 되어 있어서, 빠지면 죽는, 시민으로부터 멀어진 강이 되고 말았다.  그러므로 한강을 복원하자는 환경단체의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고 본다. 


     <그림5> 1960년대의 한강 모습


     <그림6> 2010년의 한강 모습


  한강의 복원은 신곡수중보를 철거하고 충분한 시간을 투입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예상되는 몇 가지 문제점도 있지만 여러 가지로 이점도 많다고 생각된다.  결국은 서울시민의 여론에 따라 한강의 모습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이러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로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신곡수중보의 철거 비용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박창근 교수가 발표한 바에 의하면 신곡수중보의 철거 비용은 50억원 정도로 예상되었다.  현재 신곡수중보에는 물이 정체되고 계속해서 토사가 쌓이는데, 2010년 준설비용이 45억원이나 들었다.  또한 2011년에는 40억원 예산으로 준설작업을 시행하였다.  그러나 이자르강 복원에서 알 수 있듯이 강의 원래 모습을 되찾게 하는 데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하며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대규모 토목사업이 충분한 검토 없이 속도전으로 추진되어 어떠한 폐해를 끼쳤는지 잘 알고 있다.  독일의 뮌헨시는 이자르강 8km를 복원하는데 11년이 걸렸다.  그러나 서울시는 청계천 5.8km를 복원하는데 2년이 걸렸고,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4대강 본류 634km를 정비하는 데에 단지 3년이 걸렸다.  이처럼 속도전을 추진하다 보니 4대강 16개 보 중에서 9개의 보가 물이 샌다는 부끄러운 결과가 나타났다. 

  한강수중보는 국토부 소관 국가시설물이므로 서울시와 국토부가 협력하여 철거 문제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4대강 사업 기간 동안 환경부는 막강한 국토부에 치여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였다.  법적으로 환경부의 고유 임무인 환경영향평가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였다.  한강수중보에 관한 논란에서 환경부는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여 신뢰성 있는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새로 당선된 박원순 서울 시장은 2012년 1월에 가칭 ‘한강복원시민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중보 문제를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아무쪼록 수중보 철거 문제는 속도전으로 치달은 4대강 사업의 전철을 밟지 말고 충분히 그리고 천천히 검토하여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