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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도 향의 영향을 받는다

수미심 2013. 10. 27. 07:52

 

식물도 향의 영향을 받는다 :

알레로파시(allelopathy), 타감작용(他感作用)

향의 역할, 감각의 역할
1. 향기물질은 식물이 만든다. 식물도 향의 영향을 받는다
2. 동물의 후각은 생존의 수단, 동물도 향을 만든다 : 페르몬, 체취
3. 인간은 생존 → 기호성, 인간도 페르몬의 영향을 받는다

- 식물에 독이 많은 이유
- 피톤치드

식물도 냄새를 맡는다(?)

담배 식물(Nicotiana attenuata 라는 이름의 모자브 사막에 사는 식물)의 씨앗들이 연기 신호(smoke signals)를 읽을 수 있음을 기록하고 있었다. 그것은 발아를 시발할 수 있는 연기 신호를 기다리며, 휴지기 상태의 씨앗으로 수십 년을 보낼 수 있는, 불에 적응한 사막의 일년생 식물이다.
휘발성 신호는 또한 인근 식물들에 의해 읽혀지고, 재해석되어, 그들 자신의 방어를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무들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태학적 네트워크에 대해 증기 형태로 아스피린을 방출한다한다. 미국 대기연구 국립센터의 과학자들은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수백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중 하나인 살리실산메틸(methyl salicylate) 증기가 하나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라는 것을 이론화 하였다. 이물질은 자신의 방어기작에 물질이며 이웃 식물들에게 기후 또는 해충의 위협에 대한 경계 신호일지도 모른다.
Allelopathy 현상 : 어떤 식물체가 합성 화학물질을 배출하여 자신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다른 인접 식물체에 해를 끼치는 작용을 알레로파시(allelopathy) 또는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고 한다. 다른 식물체의 발아와 생장을 억제시키는, 이른바 알레로파시 현상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을 타감물질(allelochemicals)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타감물질에는 phenolic compound, tannin,  terpenoid, flavonoid, alkaloid 등이 있다.

산호도 화학물질로 소통한다
미국 조지아공대 생물학부 마크 헤이 교수팀은 피지 섬에 사는 산호와 공생 물고기가 화학신호로 소통한다는 증거를 찾아 ‘사이언스’ 2012.11. 9일자에 발표했다. 망둑어류로 알려진 약 2.5cm 길이의 이 물고기는 전 생애를 ‘아크로포라 나수타’ 산호의 틈 속에서 살면서 포식자에게서 몸을 피하고, 산호를 위협하는 독성 해초류를 없앤다는 것. 연구진은 아크로포라 나수타 산호를 위협하기 위해 화학적인 독성을 가진 해조류를 산호 주변에 뒀다. 잠깐 동안 해조류와 산호가 접촉하자 두 종의 망둑어류가 다가와 해조류를 깔끔하게 깎았다. 물고기의 반응 시간이 매우 빨라 독성 해조류가 산호에 닿지 않을 수 있었다. 헤이 교수는 “물고기들은 해조류 자체에는 반응하지 않았는데, 이는 산호가 물고기에 화학신호를 줘서 자신을 위협하는 해조류를 제거하도록 유혹한다는 걸 뜻한다”며 “다른 장소와 다른 종의 산호에서도 물고기가 반응하지 않는 걸 보아 서식지의 주인인 산호에만 반응한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세균도 냄새로 소통한다

사람은 '언어'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그렇다면 세균들은 무엇으로 서로 의사소통을 할까.
  국내 연구진이 세균의 의사소통 수단이 다름 아닌 '냄새'라는 것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균의 의사소통 수단을 밝혀냄에 따라 항생제 내성을 갖고 있는 슈퍼박테리아를 정복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 류충민.김광선연구원 팀은 세균이 내는 냄새가 다른 세균에게 영향을 주고, 항생제 내성도 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2013.5. 28일 밝혔다.
  연구팀은 얇은 접시에 세균을 키우는 영양물질을 붓고, 중간을 막아 한 쪽에는 된장 냄새가 나는 ‘고초균’을, 다른 한 쪽에는 ‘대장균’을 각각 자라도록 한 다음, 고초균에서 나는 냄새가 대장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
  연구진은 고초균에서 나는 냄새를 풍긴지 6시간 만에 대장균의 160개 유전자의 발현이 급격하게 변했으며 그 중 운동성 관련된 유전자와 스트레스 저항성 관련 유전자가 특이하게 반응하는 것을 관찰했다. 대장균은 고초균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고 일체의 움직임을 멈춘 것이다.
  연구팀은 고초균에서 나오는 냄새를 맡고 운동을 멈춘 대장균을 대상으로 항생제에 대한 반응성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13종의 항생제에 대해 대장균의 민감도가 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대장균 3종은 고초균에서 나온 냄새를 맡는 것 만으로도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약해졌다.
   즉, 고초균에서 발생한 냄새가 대장균에게 영향을 주며, 냄새가 세균의 항생제에 대한 저항성을 변화시키고 운동성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류충민 연구원은 “향후 세균의 원인 물질인 ‘휘발성 물질’을 이용해 세균의 생리를 조절하고 세균 내 항생제 내성을 조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연구”라며 “추가 연구를 통해 수퍼박테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알레로파시(allelopathy), 타감작용(他感作用)


권오길 / 강원대학교 생물학과 명예교수

흑냄세 : 세균(주로 방선균)들이 거름을 분해하면서 풋풋한 냉이냄새∙인삼냄새 비슷한 냄새물질인 지오스민(geosmin, earth smell)을 낸다. 알고 보니 토양세균이 풍기는 냄새가 바로 곧 흙냄새다.

식물이 해로운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다른 식물의 활동을 억제하는 현상, 알레로파시

밭에 심은 채소들이 띄엄띄엄 나 있으면 바랭이나 비름 따위의 잡초가 쳐들어오지만, 배게 난 열무나 들깨밭에는 엄두도 못 낸다. 그리고 촘촘하게 심어놓은 열무를 마냥 그대로 두면 튼실한 놈이 부실한 것들을 서슴없이 짓눌러버리고 몇 놈만 득세하여 성세를 누린다. 먹이와 공간(food and space)을 더 차지하려고 약육강식, 생존경쟁이 불길 같다. 동물들도 하나같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여 많은 먹이(meat)를 얻어서, 여러 짝(mate)과 짝짓기를 하여 많은 자손과 더 좋은 씨받기를 꾀하고자 그렇게 죽기 살기로 으르렁댄다. 풀이나 나무라고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이렇게 식물들이 뿌리나 잎줄기에서 나름대로 해로운 화학물질을 분비하여, 이웃하는 다른 식물(같은 종이나 다른 종 모두)의 생장이나 발생(발아), 번식을 억제하는 생물현상을 알레로파시(allelopathy)라 하며, 우리말로는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한다. 그리스 어로 'alle'는 ‘서로/상호(mutual)’, ‘pathy'는 ‘해로운(harm)’을 의미한다. 아무튼 이 같은 보통 고등식물 말고도 조류(algae)∙세균∙곰팡이들이 내놓는 화학물질을 타감물질(他感物質, allelochemicals)이라 하며, 그것의 본바탕은 에틸렌(ethylene)∙알칼로이드(alkaloid)∙불포화 락톤(unsaturated lactone)∙페놀(phenol) 및 그 유도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식물들이 타감물질과 관계없이 단순히 양분이나 물∙햇빛을 놓고 다툴 땐 타감현상이라 하지 않고 ‘자원경쟁’(resource competition)정도로 구분하여 설명한다. 푸른곰팡이(Penicillium nodatum)들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인 페니실린(penicillin)이 다른 세균들을 죽이는 것도 타감작용의 한 예이다.

푸른 곰팡이부터 잔디밭의 클로버까지, 타감물질을 분비하지 않는 식물은 없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 알레로파시를 보자. 소나무 뿌리가 갈로탄닌(gallotannin)이라는 타감물질을 분비하여 거목 아래에 제 새끼 애솔은 물론이고 다른 식물이 거의 못 산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나는 관목(떨기나무)의 일종인 살비아(Salvia leucophylla)는 휘발성 터펜스(volatile terpenes)를, 북미의 검은 호두나무(black walnut)는 주글론(juglone)을, 유칼립투스(eucalyptus,유칼리나무)는 유카립톨(eucalyptol)을 식물체나 낙엽, 뿌리에서 뿜어내어 토양 미생물이나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한다는 것이 알려졌다. 한 마디로 식물치고 타감물질을 분비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보면 된다. 잔디밭 한구석의 토끼풀이 잔디와 끈질기게 싸우면서 삶터를 넓혀가는 것도 클로버가 분비한 타감물질인 화약(火藥) 탓이고….

그리고 흔히 많이들 키우는 ‘허브’(herb, ‘푸른 풀’이란 뜻임)나 제라늄(geranium) 같은 풀을 그냥 가만히 두면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지만 센 바람이 불거나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별안간 역한(?) 냄새를 풍긴다. 잽싸게 침입자를 쫓을 요령이다.  사람들은 그 냄새가 좋다고 하지만 실은 ‘스컹크’가 내뿜는 악취 나는 화학물질과 다르지 않다. 감자 싹에 들어 있는 솔라닌(solanine)의 독성이나 마늘의 항균성(抗菌性) 물질인 알리신(allicin)도 말할 것 없이 모두 제 몸을 보호하는 물질이다. 어느 식물치고 자기방어 물질을 내지 않는 것이 없다.

식물도 동물처럼 병원균에 대한 방어 과정을 가지고 있다

또 병원균에 대한 식물의 방어 과정도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다. 병원균이 식물의 세포벽에 납작 달라붙어 유전물질(DNA)이나 효소를 쑤셔 끼워 넣는 날이면, ‘빛의 속도’로 체관을 통해 비상(非常) 신호물질을 온 세포에 흘려보낸다. 상처부위는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물질을 유도하여 세포벽 단백질의 용해를 막으면서 갑자기 세포벽에 딱딱한 리그닌(lignin)물질을 층층이 쌓고, 파이토알렉신(phytoalexine)과 같은 항생물질까지 생성한다. 제 깐 놈의 식물이 뭘 안다고? 믿거나 말거나, 식물은 이 지구에 우리보다 훨씬 먼저 온 어엿한 맏형임을 잊지 마라.
  
식물은 화학물질로 말을 한다. 알다시피 나방이 애벌레인 송충이는 솔잎을, 배추흰나비 유충인 배추벌레는 배춧잎을 갉아먹으며 빌붙어 산다. 그런데 벌레들이 달려드는 날에는 발칵 뒤집히고 난리가 난다. 나무와 풀은 얼간이처럼 손 놓고 뜯기고만 있지 않다는 것. 서둘러 소나무나 배추의 상처 부위에서 테르펜(terpene)이나 세키테르펜(sequiterpene) 같은 휘발성 화학물질(phytontid)을 훅! 훅! 풍긴다. 그러면 흑! 흑! 이게 무슨 향긴가 하고 말벌들이 신호물질의 냄새를 맡고 쏜살같이 달려온다. 그뿐만 아니라 말벌은 유충의 침과 똥에서 나는 카이로몬(kairomone)이라는 향내를 맡고 유충을 낚아채기도 한다. 이렇게 자기를 죽이려 드는 천적을 어서 잡아가 달라고 말벌에게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남미에 자생하는 콩과식물 일종에는 노상 진딧물이 와서 산다. 그런데 느닷없이 메뚜기 떼가 달려들어 부아를 돋우면 개미에게 ‘어서 와’하고 연거푸 메시지를 휙! 휙! 날린다. 개미는 진딧물의 분비물을 먹기 때문에 그 메시지를 보고 식물 쪽으로 달려온다. 억센 개미들이 들끓으면 메뚜기가 도망간다는 것을 콩 식물은 알고 있더라! 그뿐만 아니라 천적이 달려들면 이내 이파리의 맛을 떨어뜨리거나 움츠려 시들어버리는 내숭 떠는 놈 등등,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서 별의별 수단을 다 부린다. 만만찮은 창조물이다!

향신료로 사용하는 고추나 후추의 성분은 원래 해충을 막기 위한 성분이었다

그렇다면 매운맛을 내는 고추의 캡사이신(capsaicine)이나 후추의 피페린(piperine)같은 향료란 무엇인가? 원래는 식물들이 이런 대사부산물을 세포의 액포(vacuole)에 묵혀두어서, 다른 해충이나 병균의 침공을 막자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러 양념을 음식에 섞어서 양분을 얻을뿐더러 음식의 부패를 예방하는 방부제로 쓴다. 그래서 동남아∙대만이나 중국의 더운 아랫지방 일수록 요리에 여러 씨앗가루나 풀을 넣기 일쑤라 처음 먹어보는 사람은 체머리를 흔든다. 우리나라만 해도 남쪽지방 음식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짜고(소금도 일종의 양념으로 세균을 죽인다.) 매운데다 냄새 나는 방아풀의 잎이나 산초나무, 초피(제피)나무 열매가루를 물김치나 겉절이, 순대에 막 넣는다.


식물의 향기 성분과 생리활성

임번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

1. 식물향기

식물의 향기 성분은 자기방어 수단일 뿐 아니라, 사람에게 매우 유용한  물질이다. 예컨대 호주의 레몬 유칼리의 잎은 냄새가 없고 휘발성이므로 모기와 같은 흡혈 곤충의 구충제로 이용되며, 파의 성분은 동맥경화나 암의 예방 및 기억장애의 개선에 유효하다. 이처럼 식물 향기에는 많은 생리활성이 있다. 겨자·무·배추 등의 유채과 식물의 기름성분(allyl isothiocyanate)은 식물방어에 관련된 타감작용(他感作用, alleropasy)을 하는 알릴 화합물이다. 이들은 다른 생물의 생육을 저해하며 항균작용을 한다. 항균 활성이나 사람에게 삼림욕 효과를 주는 숲의 휘톤칫드는 중추신경계에 미치는 각종 허브정유(精油)를 함유하며, 이들의 주요 성분은 테르펜계(terpenes)의 이차대사물질들이다. 식용유의 향기는 생체조절기능에 관여한다. 파에 속하는 식물은 곤충이나 식물 병원균의 공격을 받으면 생체 내의 효소계가 새로운 향기를 만들어 격퇴한다. 이 성분은 사람의 관습병 예방에도 유용하다. 이 글에서는 식물방어와 향기 성분, 향기 성분과 구충 활성, 식품 중의 향기성분과 건강기능 등에 대해 소개한다.

2. 식물방어와 향기성분

발아한 장소에서 이동하지 않고 계속적으로 곤충에게 공격을 받는 식물은 나름대로 생존을 위한 수단을 강구하며, 광합성 식물은 탄수화물을 합성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이차대사물질을 만든다. 그중 일부 유기물이 체외에 배설되어 곤충의 공격을 막는다. 이러한 생리활성물질을 타감작 물질(allochemicals) 또는 식물정보 물질(plant echochemicals)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Juglans nigra의 휘발성분인 본데(Bonde), 자소과 식물이나 국화과 식물의 휘발성 향기인 장뇌(camphor)와 1,8-시네올, 호주산 유칼리(E. camaldulensis)의 잎에 있는 ρ-메테인-3,8-디올·스파튤레놀 등의 테르펜계 물질을 들 수 있다.토양미생물에 의해 대사되는 식물성분이 타감작용을 발현하는 사례로서는 스페아민트계 박하(Mentha spicata)를 들 수 있다. 박하의 주성분인 (-)-카본이 각종 식물에 대해 나타내는 생육저해 활성이 매우 낮아 이러한 작용에 대한 설명이 어렵지만, 토양 미생물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방선균에 의해 (-)-카본이 변환되어 강력한 발아저해 활성을 가진 (+)-보트로스피카톨[(4R, 6R, 8S)-(+)-6,8-옥시도멘스-1-en-9-ol]을 생성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들은 자연계에서 여러 종류의 생리활성물질로 분화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3. 식물의 향기와 구충제

식물의 유인물질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으나, 기피물질에 대한 연구는 미진하다. 곤충은 기피물질이 있으면 그것을 피하는 지혜가 있다. 본능에 기여하는 화학물질은 높은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어 곤충들에게 특이적 행동을 하도록 유도한다. 그러나 양자간에 필연성은 없다. 곤충의 기피성 식물정유(植物精油)로는 박하유(Mentha haplocalyx), Kankitsu유, 흡혈 해충에 대한 유칼리 및 Hamagou 정유 등을 들 수 있다.

유칼리 정유와 구충제
- 유칼리(Eucalyptus)는 600여 종이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 서식하고 있는데, 잎에는 생리활성·항염·항암·항말라리아·항산화작용을 하는 천연물질인 테르펜계 정유물질이 들어 있다. 향료의 원료로 쓰이는 녹나무(楠)의 10배가 넘는 정유를 함유한 유칼리 종류도 있다. 유칼리 정유의 모기에 대한 흡혈기피 활성은 E. camandulensis·E. citriodora·E. globulus·E. radiata 순서로 강하다.

레몬 유칼리 정액(精液)의 기피물질
- 호주 퀸즈지방에 서식하는 유칼리의 잎은 레몬이나 산초와 유사한  향기를 가지고 있다. 잎에서 실리카겔 크로마토그래피로 정액을 분획한 바, cis 및 trans형 기피물질인 ρ-메탄-3,8-디올과 동일한 물질이 동정되었는데, 기피활성은 데이트와 거의 동등했다.

- 이 물질 분자식의 3번 수산화기를 에스테르화하여 기피증을 비교한 바, 저농도(0.01%)에서는 카프릴 에스테르가 데이트보다 매우 활성이 높았고, 카프릴 에스테르가 20시간 후에도 50%의 효력이 지속됐으나  데이트는 효력이 소멸되고 없었다. 인축에 대해서는 탄소·수소·산소로 구성된 모노테르펜류가 아미드 결합을 가진 데이트에 비해 독성이 매우 낮았다. 또한 거의 무취성이므로, 향수나 화장품 향료의 원료로 이용된다.

- ρ-메탄-3,8-디올은 식물의 발아기에는 검출되지 않지만, 레몬 유칼리는 파종 13개월까지 시트로네랄이 계속 증가하다가 격감하며, 또한 ρ-메탄-3,8-디올이 합성되어 증가한다. 레몬 유칼리의 기피물질은 광학적으로 불활성이며, 라세미체로 존재한다. 그 전구체인 시트넬라도 라세미체이다.

- 화학합성에 의해 ρ-메탄-3,8-디올의 cis체와 trans체 및 이들의 광학 활성체를 만들어 라세미체와 같이 각다귀 곤충(Aedes aegypti)에 대한 기피활성을 조사한 바, 모두 유사한 수준을 나타내었다. 메탄계 모노테르펜계의 경우, 수산화기 한 개일 때보다는 디올체(diol)가 활성이 높은 경향이 있다.

Akamigomunoki 정액의 기피물질
- 이 나무의 잎 1.5kg을 증류하면 정유(精油) 1.2kg을 얻는다. 모기는 체온에 의해 유인되므로, 산쥐에 공시물질(농도 167·56·19mg/m2)을 도포해 모기에 대한 기피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정유는 334mg/m2의 농도에서 가장 높은 99%의 기피활성을 나타냈다. 그 밖의 기피활성 물질로는 크립톤(cryptone)·스파툴레놀(spathulenol)·4-이소프로필알코올·4-이소프로필 벤질알코올 및 신규물질인 유카말롤(eucamalol) 등이 동정되었다. 이 중, 유카말롤의 활성은 3시간 후에도 잔존활성이 75%로 가장 길었다. (+)-유카말롤의 절대구조는 (1R, 6R)-(+)-3-포밀-6-이소프로필-2-시크로헥신-1-올로 확인되었다.

Hamagou 정액의 기피물질
- Hamagou(Vitex rotundifolia)는 민간요법에서 두통 등에 이용했으며, 플라보노이드·이리도이드 배당체·디테르페노이드·세스키테르페노이드 등이 분리·동정되었다. 이 나뭇잎 5kg을 수증기로 증류하면 3.4kg의 정유를 얻는다. 이것을 실리카겔 크로마토그래피로 분획해 얻은 기피활성물질(250mg)을 로툰디알(rotundial)로 명명했다.

- 이 물질은 모기에 대해 데이트와 같은 수준의 기피활성을 나타냈고,  처리 2시간 후에는 잔류활성이 데이트보다 더 높았다. 곤충의 유인물질은 부제탄소를 가진 화합물은 유인활성이 대장체(enantiomer)의 한 쪽 편에 있는 경우가 많다. 광학활성이 (+)·(-)·라세미체의 세 경우  모두 비슷한 수준의 활성을 나타내었다.

식품의 향 성분과 건강기능
- 일본의 국민의료 부담액은 31조엔이다. 주로 뇌경색과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동맥경화·당뇨병·노인성 치매·암 등의 습관성 병에 지불된다. 최근에는 이러한 질병을 유발하지 않는 예방의학적 대체의료법인 건강지향성 민간요법이 각광받고 있다. 옥파·마늘 등에 들어 있는 함유황물질인 S-알킬-L-시스테인 설폭사이드는 C-S 리아제(allilinase)의 효소반응 및 열화학반응으로 생성된다. 파 종류 야채의 향기 성분은 조리 가공시 변하므로, 이들 중에 포함되지 않은 이차대사물질인 함유황 향기성분을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건강효과가 크게 달라진다.

- 파 종류의 함유황 성분의 생리작용은 혈소판응집 저해작용·항암작용·혈당저하·항산화작용·학습기억장애의 개선효과 등이 알려져 있다. 식물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생물의 공격을 받으면 효소계가 반응해 새로운 방어물질을 생산하는데, 이러한 현상을 생물합리성조절(biorational control)이라고 한다. 예컨대 옥파 등의 파 종류는 곤충에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효소계를 조절해 항산화력을 가진 티오설폰산·트리설파이드류·세파엔 등의 휘발성 함유황 물질을 합성한다.

- 유황 화합물은 폴리페놀과는 달리 활성효소의 수산화기나 -OOR (R=H 또는 지방)기와의 반응속도가 빠르다. 2가 유황을 가진 설파이드는 생체 내 활성산소의 작용으로 4가의 설폭사이드를 거쳐 6가의 설폰으로 산화된다. 따라서 양파식물을 먹으면 함유황물질이 항산화작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에는 옥파의 향기 성분인 디프로필 트리설파이드의 기억장애 개선 효과가 밝혀졌다.


  □ 대표적인 천연물질로는 질소화합물. 테르펜화합물, 페놀화합물, 곤충생장조절물질, 곤충행동제어물질 등이 있다. 질소화합물은 nicotine·physostigmine 등의 알칼로이드가 10,000종 이상 연구되어 진딧물과 같은 흡즙성 해충방제에 이용되고 있으며, nereistoxin과 같은 신경독성을 가진 아미노산계 물질도 상용화되어 있다.

  □ 테르펜 화합물은 현재 7,500종 이상이 보고되었다. 페놀화합물은 수산화기와 방향족 고리를 가진 것으로, 플라보노이드를 포함해 총 5,000종 이상이 보고되어 있다. 이 중, 살어용(殺魚用)으로는 상용화 중인 rotenone을 비롯해, 콩과식물에서 추출한 30여 종이 보고되어 있다.

  □ 이 밖에도 곤충의 생장조절물질로는 나한송과(Podocaarpus nakaii)에서 추출한 모기유충 살충제인 ponasterone 등의 phytoecdyson(식물성 곤충생장조절물질)이 잘 알려져 있다. 유해곤충을 유인하는 곤충페로몬으로는 allylisthiocyanate·propylmercaptan 등이 잘 알려져 있다.

  □ 지금까지 가장 많이 이용되는 해충기피물질을 합성하는 식물은 비름나무·백합·주목·회양목·고사리과·가지과 등의 80 여 과(科)가 있다. 이들이 합성하는 물질 중 가장 강력한 해충기피물질로 알려진 polypodine B는 ecdysone보다 4배나 강한 기피활성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