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감작용(他感作用) phytoalexin
- 향의 역할, 감각의 역할
- 식물에 독이 많은 이유
- 피톤치드
식물이 살아 있다는 것은 대사의 흐름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인데 식물의 대사에는
1차와 2차 대사가 있고 이에 따라서 물질을 1차 대사물질과 2차 대사물질로 나눌 수 있다.
1차 대사물질이란 식물의 생명현상을 유지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들로서
당, 지질, 아미노산, 단백질 들이라고 한다면, 2차 대사물질이란 식물의 생명을 이어가는데
필수적인 물질은 아니지만 식물특유의 특성이나 기능을 가지게 하는 물질로서
식물들은 생리 대사를 촉진시키거나 외부의 침입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의 생활 영역을 확보하기 위하여 생합성 된다. 즉, phytoalexin은 병원균으로부터 공격을 받거나 불량한 환경에 놓였을 때 자신을 방어하기 위하여, 카로테노이드와 플라보노이드 등의 색소성분은
자외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매개충을 유인하여 후대를 퍼뜨리기 위하여allelochemicals는 생태계에서 식물자신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하여 만들어진다.
식물이 병원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하여 생합성하는 특유의 2차 물질인 phytoalexin은 화본과의 경우 벼에서는 phytocassane, momilactone A, sakuranetin, 사탕수수에서는 piceatannol, 수수에서는 3-deoxyanthocyanidin, 백합과에서는 zygacine, 얌(yam)에서는 batatasin, 난에서는 orchinol, hircinol, loroglossol 등이 생성되어 항곰방이 활성을 갖는다. 쌍자엽 식물의 경우 감염된 병원균의 종류에 상관없이 생합성되는 phytoalexin은 대개 과(family) 수준에서 특이성을 보인다. 즉 Leguminosae과는 flavonoids계의 medicarpin과 glyceollin, maackiain, isoflavonoid계 phytoalexin은 kievitone(isoflavanone), vestitol(isoflavan), casbene, desoxyhemigossypol, hemigossypol 및 pterocarpan 등을 생합성하며, Cruciferae과는 indole 유도체인 brassinin, cyclobrassinin, spirobrassinin, camalexin 등을, Solanaceae과는 sesquiterpenoids계인 rishintin, lumbimin, phytuberol, phytuberin, solavertivone, debneyol, capsidiol 등을, Umbelliferae과는 coumarin계인 psoralen, bergapten, xanthotoxin 등을 주로 생합성하여 곰팡이 병원균에 대하여 저항성을 갖는다.
해충 방제효과가 있는 식물유래 물질들은 주로 살충제, 기피제, 거식제의 기능이 있으며, terpene alcohol과 hydrocarbon의 복합형태인 pyrethrin은 현재 매우 중요한 천연 살충제로서
곤충을 재빠르게 마비시키나, 포유류와 정온동물에 대하여 미미한 독성을 보인다. Terpene계 화합물 중 Neem 나무에서 분리된 azadirachtin 등의 살충효과는 합성살충제를 대체시킬 수 있는 화합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이외에 주로 거식제로서 limonin과 cedrelanoide, 성장저해제로서 toosendanin과 살충효과가 있는 fraxinellone 및 dictamnine 등이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 해충에 대하여 강한 생장 억제력이 있는 alkaloid계 물질로는 sesquiterpene pyridine alkaloids계열의 wilfordine, alatqmine, wilfridine, alatusinine euonine, euonymine, ebenifoline E-I 등이 있고, norditerpenoid alkaloid계열의 naconitine, cardiopetalidine, azepines alkaloids계열의 kaltenegger, amide alkaloid계열의 isobutylamides, ryanodine-형의 ryanodines와 spiganthines, pyrrolizidine alkaloid계열의 megalanthonine과 lycopsamine 등이 보고되고 있다.
잡초 방제효과가 있는 allelochemical로는 휘발성 monoterpene인 geraniol, α-terpineol, 1,4-와 1,8-cineole, citronellal, citronellol, cineole, inalool과 essential oil은 잡초발아저해 활성이 있으며, sesquiterpene lactone계의 artemisinin은 강력한 생장저해제로서 식물독성이 있고, parthenin은 제초제 및 살충제로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화본과 식물들은 allelopathy 활성을 가지는 2차 대사물질로서 benzoxazinoid를 생합성 한다. 이 물질은 잡초 방제뿐만 아니라 해충방제 효과도 있다. Brassicaceae, Residaceae와 Capparidaceae과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2차 대사산물인 glucosinolate계 화합물인 organic cyanides, isothiocyanates, oxazolidinithiones와 ionic thiocyanate는 잡초종자의 발아를 억제한다.9) 이외에 quassinoid계열의 ailanthone은 식물에 독성이 크며, 토양에서 빨리 분해된다. Cyanogenic glycoside계열은 식물이 피해를 받았을 때 β-glucosidase 활성에 의하여 hydrogen cyanide와 aglycone cyanohydrin을 생성하므로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한다. Saponin계의 medicagenic acid와 canavanine은 Amaranthus sp와 Lepidium sp 등의 엽병을 저해한다. 이외에 sorgoleone, juglone., caffeine, α-terthienyl, lignan, agrostemin, clerodane, withanolides, L-DOPA 등의 화합물이 식물의 광합성 및 광호흡, 생장 등을 저해하므로 경쟁되는 다른 식물을 방제하는 효과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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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
식물은 동물처럼 직접적으로 으르렁댈 수 없는 대신 뿌리나 잎줄기에서 나름대로 해로운 화학물질을 분비한다. 이 화학물질은 이웃해 있는 다른 식물(같은 종이나 다른 종 모두)의 생장이나 발생(발아), 번식을 억제한다. 이런 생물현상을 알레로파시(allelopathy)라 하며 우리 말로는 타감작용(他感作用)이라 한다. 그리스 어로 ‘alle’는 ‘서로/상호(mutual)’, ‘pathy’는 ‘해로운(harm)’을 의미한다.
보통 고등식물 말고도 조류(algae), 세균, 곰팡이들이 내놓는 화학물질을 타감물질(allelochemicals)이라 한다. 타감물질은 에틸렌(ethylene), 알칼로이드(alkaloid), 불포화 락톤(unsaturated lactone), 페놀(phenol) 및 그 유도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푸른곰팡이들이 분비하는 화학물질인 페니실린이 다른 세균들을 죽이는 것도 타감작용의 한 예다.
식물들이 타감물질과 관계없이 단순히 양분이나 물, 햇빛을 놓고 다툴 땐
타감현상이라고 하지 않고 ‘자원경쟁’ 정도로 구분해 설명한다. 밭에 심은 채소들이 띄엄띄엄
나 있으면 바랭이나 비름 따위의 잡초가 쳐들어오지만, 촘촘히 난 열무나 들깨밭에는 잡초가
자랄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촘촘하게 심어놓은 열무를 마냥 그대로 두면
튼실한 것이 부실한 것들을 서슴없이 짓눌러버리고 몇 놈만 득세하게 된다.
먹이와 공간을 더 차지하려고 벌이는 생태계의 약육강식, 생존경쟁은 치열하다.
동물들도 하나같이 넓은 공간을 차지해 많은 먹이를 얻고, 짝짓기를 많이 해 많은 자손과
더 좋은 씨를 받고자 죽기 살기로 으르렁댄다. 나무나 풀과 같은 식물도 동물과 다를 바 없다.
푸른곰팡이부터 잔디밭의 클로버까지, 타감물질을 분비하지 않는 식물은 없다.
구체적으로 알려진 몇 가지 타감작용을 살펴보자. 소나무는 뿌리에서 갈로탄닌(gallotannin)이라는 타감물질을 분비해 거목 아래에 다른 식물은 물론이고 제 새끼 애솔마저 거의 살 수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라는 관목(떨기나무)의 일종인 살비아(Salvia leucophylla)는 휘발성 터펜스(volatile terpenes)를, 북미의 검은 호두나무(black walnut)는 주글론(juglone)을, 유칼립투스(eucalyptus, 유칼리나무)는 유카립톨(eucalyptol)을 식물체나 낙엽, 뿌리에서 뿜어내 토양 미생물이나 다른 식물의 성장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 다양한 식물들이 타감물질을 분비한다. 한마디로 식물 중 타감물질을 분비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보면 된다. 잔디밭 한구석의 토끼풀이 잔디와 끈질기게 싸우면서 삶터를 넓혀가는 것도 클로버가 분비한 타감물질인 화약(火藥) 탓이다.
상쾌한 향기 덕분에 흔히 실내에서 많이 키우는 허브(herb, 푸른 풀이라는 뜻)나 제라늄(geranium)과 같은 풀도 타감작용을 한다. 평소에 가만히 두면 아무런 향이 나지 않지만 강한 바람이 불거나 인위적으로 슬쩍 건드리기만 해도 별안간 역한(?) 냄새를 풍겨낸다. 침입자를 재빠르게 쫓아내기 위해서다. 사람들은 그 냄새를 좋아하지만 실은 ‘스컹크’가 내뿜는 악취 나는 화학물질과 다르지 않다. 감자 싹에 들어 있는 솔라닌(solanine)의 독성이나 마늘의 항균성 물질인 알리신(allicin)도 말할 것 업이 모두 제 몸을 보호하는 물질이다. 어느 식물이든 자기방어 물질을 내지 않는 것이 없다.
병원균에 대한 식물의 방어 과정도 사람과 별반 다르지 않다. 병원균이 식물의 세포벽에 납작 달라붙어 유전물질(DNA)이나 효소를 끼워 넣는 날이면, 빛의 속도로 체관을 통해 비상 신호물질을 온 세포에 흘려보낸다. 상처부위는 단백질 분해효소 억제물질을 유도해 세포벽 단백질의 용해를 막으면서 세포벽에 딱딱한 리그닌(Lignin) 물질을 층층이 쌓는다. 파이토알렉신(phytoalexine)과 같은 항생물질까지 생성한다.
이렇듯 식물은 화학물질로 말을 한다. 나방의 애벌레인 송충이는 솔잎을, 배추흰나비 유충인 배추벌레는 배춧잎을 갉아먹으며 산다. 그런데 벌레들이 달려든다고 나무와 풀이 가만히 앉아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다. 일단 벌레들의 공격을 받은 소나무나 배추는 서둘러 상처부위에서 테르펜(terpene)이나 세키테르펜(sequiterpene)과 같은 휘발성 화학물질을 훅훅 풍겨낸다. 이 신호물질의 냄새를 맡은 말벌들은 이게 무슨 향긴가 하고 쏜살같이 달려온다.
뿐만 아니라 말벌은 유충의 침과 똥에서 나는 카이로몬(kairomone)이라는 향내를 맡고 유충을 낚아채기도 한다. 즉, 소나무와 배추는 자기를 죽이려 드는 천적을 어서 잡아가 달라고 말벌에게 일종의 문자를 보내는 것이다.
남미에 자생하는 콩과식물의 일종에는 항상 진딧물이 들끓는다. 그런데 느닷없이 메뚜기 떼가 달려들어 이 식물의 부아를 돋우면 개미에게 ‘어서 와’ 하고 연거푸 메시지를 날린다. 개미는 진딧물의 분비물을 먹기 때문에 그 메시지를 받으면 식물 쪽으로 달려온다. 억센 개미들이 들끓으면 메뚜기가 도망간다는 것을 콩 식물은 알고 있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천적이 달려들면 이내 이파리의 맛을 떨어뜨리거나 움츠려 시들어버리는 내숭을 떠는 식물들도 있다. 그들도 살아남기 위해 별별 수단을 다 쓰는 것이다. 식물은 인류보다 먼저 지구에서 살아온 대단한 창조물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