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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분단선'

수미심 2013. 7. 23. 07:43

 

중부·남부 가른 '날씨 분단선'[보름째 중부 폭우, 남부 폭염]

북태평양·대륙 고기압 氣싸움…

위도 37도선 경계로 만들어진 좁은 구름대에서 계속 비내려

조선일보|김성모 기자|입력2013.07.23 03:14|수정2013.07.23 03:55

 

올여름은 마치 '날씨 분단선'이 생긴 듯하다. 지난 8일 이후 보름 이상 충청도와 경기도 경계선 정도인 위도 37도 선을 중심으로 서울·경기 등 중부 지방은 계속 폭우가 쏟아지고, 남부 지방은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은 23일과 24일 양일 각각 새벽부터 낮까지 중부 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양의 장맛비가 또 쏟아질 것으로 22일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23일부터 24일 자정까지 50~100㎜ 정도지만, 많은 곳은 150㎜ 이상 장맛비가 내릴 전망이다. 반면 대구·울산 등 남부 지방은 23~24일 섭씨 33도 안팎까지 오르는 폭염이 이어지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 [조선일보]

◇두 고기압의 팽팽한 기싸움 때문


기상청은 올해 중부 지방엔 유독 긴 장맛비가 내리고, 남부 지방에는 폭염이 이어지는 이유를 북태평양 고기압과 대륙 고기압의 팽팽한 대치로 설명하고 있다.

보통 여름을 지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은 본격적인 여름을 앞두고 세력이 줄었다 팽창했다를 반복한다. 그러면 장마전선도 남북으로 크게 오르내린다. 그러나 올해는 유독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강해 중부 지방 부근에서 팽팽하게 버티는 상황이다. 이에 건조한 대륙 고기압과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대치하는 구역을 따라 생긴 장마 전선이 중부 지방에서만 움직이면서 집중적으로 비를 뿌린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반대로 남부 지방은 온전히 온난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만 받아 땡볕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허진호 통보관은 "두 거인이 팽팽한 힘을 주고 '팔씨름'을 하는 것처럼, 위도 37도 선을 경계로 형성된 좁은 구름대에서 계속 비가 온다"고 설명했다.

기상청 예보기술분석과에 따르면, 이같이 장마철에 중부와 남부 지방이 서로 다른 날씨를 보인 유사한 사례는 2004년과 2011년에도 있었다.

◇남부 지방엔 불볕더위 환자 속출


중부 지방은 호우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남부 지방은 불볕더위로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6월 1일부터 이달 18일까지 전국 45개 도시(중부 19, 남부 26개)에서 확인한 열대야 발생 횟수는 2000년 이래 최다인 125회(남부지방 중심 31개 도시)를 기록했다. 6월부터 이달 18일까지 남부 지방 26개 도시에서 관측한 폭염(낮 최고기온 33도 이상) 발생 횟수는 2000년 이래 3번째로 많은 99회였다. 이에 일사병과 열사병 등 온열질환자(6월 2일~이달 16일 기준)는 작년 같은 기간의 2.5배 정도인 284명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24일 밤부터 장마전선이 점차 남부 지방으로 남하하면서 남부 지방의 더위가 잠시나마 한풀 꺾일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