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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항 경력 43시간뿐

수미심 2013. 7. 8. 08:24

"사고기 조종사는 B777 운항 경력 43시간뿐"

[중앙일보] 입력 2013.07.08 03:00 / 수정 2013.07.08 03:31

아시아나기 미국 착륙 중 충돌
국토부 "출발부터 훈련비행"
공항 항법유도장치는 고장
중국인 2명 사망, 181명 부상

 

 
아시아나항공기의 샌프란시스코공항 착륙 충돌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해당 항공기를 43시간밖에 운항하지 않은 조종사가 기장석에 앉아 조종간을 잡았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이번 사고가 사내 교육훈련 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현지 조사에 착수해 파장이 예상된다.

 7일 국토부와 아시아나항공 등에 따르면 6일 오전 11시28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OZ214편에는 사고 당시 이강국(46) 기장이 기장석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장은 아시아나항공 운항 인턴 출신으로 2001년 운송용 조종사 자격증을 취득해 지금까지 중형 항공기인 A320 등을 9793시간 운항했지만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대형 항공기인 B777-200ER의 경우 기종 면허를 딴 뒤 43시간밖에 운항하지 않았다. 항공기는 기종마다 조종법 등이 달라 다른 항공기를 몰기 위해선 새로 기종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항공 조종사들은 2인 1조로 항공기를 운항할 경우 원칙적으로 기장석에 앉는 조종사가 이착륙 등 조종을 담당하도록 돼 있다. 경험이 많은 이정민(49) 기장은 사고 당시 비상상황에서 주도적으로 항공기 운항을 담당하는 선임 역할을 맡으면서 부기장석에 앉아 있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출발 때부터 사고 발생 때까지 이강국 기장이 기장석에 앉아 조종간을 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번 비행은 ‘교관’인 이정민 기장과 ‘교육훈련생’인 이강국 기장의 교육훈련 비행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 28L 활주로는 항법유도장치가 고장 나 있어 조종사가 수동으로 착륙을 시도했다가 사고가 났다. 글라이드 슬로프(glide slope)라고 불리는 이 컴퓨터 시스템은 착륙하는 항공기의 하강 경로를 계산해 실시간으로 항공기에 전송해 주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항법유도장치 고장 사실은 전 세계 항공사에 미리 통보된 상태였다.

 윤영두(62)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계기에 이상이 발생하면 본사에 설치된 지휘장비에 자동으로 이상 내역이 뜨도록 돼 있는데 이번에는 비행기가 착륙할 때까지 이상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며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7일 오전 3시28분(한국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다 지상에 부딪쳤다. 비행기에는 한국인 77명을 포함한 승객과 승무원 307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숨졌다. 사망자는 예멍위안(16)과 왕린자(17) 등 중국인 여고생들이다. 부상자 181명(중상 49명) 가운데 5명은 상태가 심각하다.

이날 사고는 비행기 꼬리 부분이 바다에 접한 공항의 방파제에 부딪치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한 여객기는 활주로를 이탈했고, 날개·엔진 등이 동체에서 떨어져 나갔다. 사고기는 승객이 대피한 후 화재가 나 기체 대부분이 불에 탔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한국 국토부는 이날 오후 1시 사고조사반을 미국에 파견했다. NTSB는 사고기의 기체에서 비행기록장치(일명 블랙박스)를 수거한 뒤 정밀 분석을 위해 워싱턴으로 옮겨갔다.

최준호·박진석·이지상 기자
[AP=뉴시스, 트위터·YTN 캡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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