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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적해진 텐트

수미심 2013. 7. 5. 19:28

레저

[커버스토리]쾌적해진 텐트, 집보다 낫네

2013 여름휴가, 텐트 구입 & 관리 가이드

동아일보|입력2013.07.05 03:03|수정2013.07.05 11:32

텐트는 단순한 바람막이가 아닌 독립적 생활공간이다. 때문에 본인과 가족에게 잘 맞는 텐트를 고르는 것은 캠핑의 첫 걸음이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여름휴가 시즌이 왔다.

해외여행 티켓을 끊은 옆집 김 부장이나 직장동료 이 차장이 마냥 부럽지만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다. 눈높이를 낮춰 국내로 시선을 돌려봐도 휴가계획을 세우기가 쉽지만은 않다. 어찌 그리 부지런한 사람들이 많은지 웬만한 숙소들은 이미 예약이 끝난 상황. 그렇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황금 같은 휴가를 집에서만 보내지 않으려면 과감한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는 '캠핑 열풍'은 그래서 더 솔깃하다. 캠핑은 "불황에도 가능한 저비용 여행"이라는 실속파와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 여행"을 외치는 웰빙족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확실한 '핫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자녀들에게도 가족과 함께하는 캠핑은 좋은 여름방학 선물로 충분하다. TV 프로그램의 인기 덕분인지 '캠핑'이라는 말만 들어도 자다가도 벌떡 깨는 아이들이 많다고 하니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자연과 아무리 친밀하게 소통한다 할지라도 잠자리의 중요성까지 등한시해선 안 된다. 야외에서 잠을 자지 않는 경우에도 따가운 햇볕을 피해 가족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은 확보해야 한다.

내 여행에, 또 내 가족에 꼭 맞는 텐트를 고르는 건 그래서 캠핑의 기본이다.


텐트의 형태

 


우선 텐트는 생각보다 종류가 많다. '적당한 걸 사야지'라며 무작정 아웃도어 매장이나 할인마트에 가면 혼란에 빠지기 십상이다. 예산만 생각해 제품을 골랐다간 정작 자신이 원하는 캠핑 방식에는 맞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니 텐트를 사러 가기 전 반드시 '언제' '어디로' '누구와' '얼마나 자주' '어떤 형태로' 캠핑을 즐길지부터 생각해야 한다.

텐트는 크게 가족캠핑용과 등산용으로 나뉜다. 가족캠핑 또는 오토캠핑은 널찍한 거실공간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지대로 사용하는 폴이 텐트 바깥쪽에 위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아웃 폴 구조'라 부른다.

한두 사람이 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면서도 전체 면적이 넓지 않아야 하는 등산용 텐트는 반대로 '이너 폴 구조'인 경우가 많다. 말 그대로 폴이 이너텐트 안쪽에 위치한다는 뜻이다.

일부 용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차에 싣고 다닐 수 있는 가족캠핑용 텐트는 상대적으로 크고, 사람이 직접 메고 다니는 등산용은 작을 수밖에 없다.

최근 트레킹이나 등산을 자유롭게 즐기다 적당한 장소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비바크'(일명 비박)가 인기를 끌면서 등산용 텐트 중에는 1.5kg에 불과한 초경량 제품도 나오고 있다.


▼텐트, 세제로 세탁 금물… 보관 땐 가방지퍼 열어두세요▼





네파의 팝업 텐트 업은 반자동으로 설치 가능해 초보자들에게 안성 맞춤이다. 네파 제공

가족캠핑용 텐트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수용인원, 즉 크기다. 최근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출시하고 있는 거실형 텐트는 대부분 수용인원과 비교해 공간이 넓은 편이다. 원래 성인은 1인당 60cm의 폭만 확보돼도 숙면을 취할 수 있지만 5, 6명이 이용할 수 있는 XL 사이즈 거실텐트는 길이 6m50cm에 폭이 4m50cm에 이른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제는 텐트가 잠만 자는 용도가 아닌 독립적 생활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며 "같은 XL 사이즈 제품에 대해서도 예전에 10인용이라고 표기했다면 요즘은 5, 6인용으로 소개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텐트의 소재

텐트는 주로 폴리에스테르 소재로 만든다. 일단 가볍고 온도 변화에 따른 변질도 거의 없다는 게 이 소재의 가장 큰 장점이다. 또 방수를 위해 폴리우레탄을 덮어씌우는 데도 유리하다.




코오롱스포츠의 메가 킹덤 텐트. 코오롱스포츠 제공

폴리에스테르는 직조방식에 따라 '폴리 태피터'와 '폴리 옥스퍼드'로 나뉜다. '가벼움'이 생명인 등산용 텐트는 얇은 원사를 사용하면서도 내구성을 지닐 수 있도록 평직(平織) 방식을 활용한 폴리 태피터를 주로 쓴다. 가족캠핑용은 다소 무겁더라도 내구성이 강조되도록 폴리 옥스퍼드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여기서 옥스퍼드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교복을 짜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사의 두께는 가족캠핑용 텐트의 경우 폴리 태피터는 75d(데니아), 폴리 옥스퍼드는 150d 이상이다. 'd'는 원사 9km를 뽑아냈을 때의 g수로 값이 클수록 두껍고, 작을수록 얇다. 등산용의 경우는 얇고 가벼운 원사가 주로 쓰이는데, 그래도 최소한 20d 정도는 되어야 한다.

캔버스는 텐트업계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소재로, 유화를 그릴 때 쓰는 바로 그 천이다. 미국의 서부개척시대 때 이 캔버스 재질의 텐트가 주로 활용됐는데, 최근 캠핑 경력이 많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캔버스 텐트를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이유는 바로 텐트 안에 습기가 차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 캔버스는 습기를 잘 흡수하기 때문에 텐트 내에 결로현상이 생길 염려가 없다. 물론 방수도 되기 때문에 비를 맞아도 끄떡없다. 반면 물이 묻으면 아주 무거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같은 크기의 텐트라도 캔버스 텐트는 접었을 때의 부피가 폴리에스테르 제품보다 1.3∼1.4배나 돼 운반이 불편하다. 캔버스 소재 텐트로는 일명 인디언 텐트라 불리는 '티피 텐트'와 '벨 텐트' '캐빈 텐트' 등이 있다.

텐트가 천만으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실제 텐트 전체 무게의 절반은 폴이 차지한다. 저렴한 제품에는 철로 만든 폴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단열재 등에 사용되는 유리섬유인 파이버글라스로 만든 폴은 부피가 작고 가볍지만 내구성이 약해 오래되면 삭아서 부러질 우려가 있다. 일부 고급형 텐트에는 항공기 소재인 두랄루민으로 만든 폴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 소재는 가볍고 단단하면서도 연성이 있어 원하는 만큼 구부려 쓰기 쉽다. 항공기 소재로 쓰이는 만큼 내구성 역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텐트 관리법

텐트의 수명은 '사용 연도'가 아닌 '사용 횟수'에 따라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인 텐트의 경우 50번 정도 사용하면 수명을 다한 것으로 본다. 만약 한 달에 한 번씩 캠핑을 떠나는 사람들이라면 4, 5년이면 새것으로 교체해야 하고, 1년에 한 번씩만 사용한다면 10년은 너끈히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은 텐트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쓰는 경우가 많지 않다. 아이들이 자라서 넓은 텐트를 사야 한다거나, 아니면 아이들이 너무 커서 아예 가족캠핑 대신 부부만 오붓하게 캠핑을 즐기려면 오히려 더 작은 텐트가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잘못된 관리로 텐트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만큼은 막을 필요가 있다. 방수처리를 위해 폴리에스테르 표면에 처리된 폴리우레탄은 밀폐된 공간에 오래 두면 경화가 일어난다. 텐트를 3, 4년 정도 한 번도 쓰지 않고 가방에 넣어 두었다면 방수 기능이 완전히 사라졌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비에 젖은 텐트는 무조건 말려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캠핑을 마친 뒤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 접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햇볕이 좋은 날 아파트 주차장에서라도 말려야 한다. 비에 젖은 상태로 텐트를 가방에 넣어두면 2주일만 지나도 곰팡이의 습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텐트에는 당연히 흙이나 오염물질이 묻는다. 그렇다고 깨끗하게 할 생각으로 함부로 세탁을 해선 안 된다. 우레탄 코팅은 산성이기 때문에 알칼리성 세제를 만나면 훼손될 수 있다. 굳이 세탁을 하고 싶다면 중성 또는 약산성인 아웃도어용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

텐트를 보관하는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펼쳐서 널어놓는 것이다. 그러나 보통 실내여건상 이것이 어렵기 때문에 가방에는 넣되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지퍼를 열어둔 채 보관하면 좋다. 일부 전문가는 "텐트 가방 지퍼를 항상 20∼30cm씩 열어두는 것을 아예 습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캠퍼들을 유혹하는 텐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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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야크의 야크스크린 돔. 블랙야크 제공

렛츠'는 주요 아웃도어 업체들이 대표 상품으로 추천하는 텐트 제품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알아봤다. 우선 다음은 등산용 텐트 제품들이다. 코오롱스포츠는 최경량 모델인 '에어로 텐트'(1.5kg)와 안정성과 내풍성이 탁월한 4계절용 제품 '엑스페디션'(4.5kg)을 추천했다.

밀레는 날렵한 외형과 빨간색상이 인상적인 '엑스 터널 텐트'(3.9kg)를 추천했다. 이 텐트는 유선형 디자인으로 설계돼 강한 바람에도 안정성이 뛰어나고, 웬만한 물기는 손으로 한 번 털어내는 것으로 충분한 방수능력도 갖췄다는 설명이다. 블랙야크는 최근 30kg급 배낭에 충분히 들어가는 '알파인 드림'(1.5kg)과 사용 편리성을 강조한 'BBQ 미니체어'(1.5kg)을 대표상품으로 내놨다.

가족과 함께 오토캠핑장을 찾는 경우 최근 신제품이 많이 나와 선택의 폭이 매우 넓다. 블랙야크는 '우중캠핑의 낭만'을 즐길 수 있도록 방수력에 초점을 맞춘 '야크스크린돔'과 '미라지돔'을 추천했다. 네파는 거실공간과 침실공간이 분리된 '스위트 하우스'와 초보 캠퍼들이 쉽게 설치할 수 있는 '팝업 텐트 업' 등을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의 '메가킹덤 오토캠핑 텐트'는 출입구가 3방향으로 나 있어 활동성과 통풍성을 강화한 제품이다.

 

※ 도움말=황우종
코오롱스포츠 캠핑파크 캠프장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