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하자니 핵심부품 대체 못해.. 애플 '삼성 딜레마'
국민일보입력2013.07.01 18:16
'미워서 헤어지고는 싶지만 완전히 갈라서기까지는 부담이 너무 크다.' 10년 전만 해도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파트너였지만 지금은 '특허전쟁'까지 치르며 강력한 경쟁자가 된 삼성. 삼성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삼성과 완전한 결별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는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삼성 의존 벗어나기 위한 험난한 여정=애플은 최근 대만의 TSMC와 아이패드·아이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전량 공급받던 삼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첫 시도다. 애플은 이미 2010년부터 TSMC의 AP 공급을 추진해 왔지만 각종 기술적 문제에 발목이 잡혀 2014년이나 돼야 첫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그래도 삼성은 내년까지 애플의 AP 주요 공급 업체로 남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삼성과의 결별이 힘들다는 증거다.
애플과 삼성전자의 이상적인 협력 관계는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경쟁 관계로 바뀌었다. 애플은 삼성에 대한 부품 의존이 자신들의 협상력과 다른 신기술 채택 가능성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탈(脫)삼성' 전략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 애플은 AP 등 핵심 부품을 삼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도 애플이 서둘러 삼성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분야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하야세 히로시 분석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디스플레이를 경쟁사에서 구입하는 것은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도 애플 이후를 대비해야=결국 시간의 문제지 조만간 애플의 삼성 독립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애플이 삼성과의 거래를 완전히 끊는다면 삼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분석가는 "애플이 지난해 삼성에서 구매한 부품 규모는 100억 달러에 이른다"며 "삼성의 전체 부품 판매 규모 591억3000만 달러(약 67조 8900억원)의 6분의 1가량"이라고 말했다.
삼성도 맞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샤프의 지분 3%를 취득하고, LCD 디스플레이를 구매하기로 했다. WSJ는 "삼성과 샤프의 협력 관계는 단순히 삼성이 샤프의 5대 주주가 된 것 말고도 애플과 사프의 밀월 관계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부품 외에 완성폰에서도 삼성을 향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삼성은 유럽 주요 5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FT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의 약진과 소니 HTC 화웨이 등 경쟁 업체의 추격이 삼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또 애플에 비해 여전히 떨어져 있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삼성 의존 벗어나기 위한 험난한 여정=애플은 최근 대만의 TSMC와 아이패드·아이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전량 공급받던 삼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첫 시도다. 애플은 이미 2010년부터 TSMC의 AP 공급을 추진해 왔지만 각종 기술적 문제에 발목이 잡혀 2014년이나 돼야 첫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그래도 삼성은 내년까지 애플의 AP 주요 공급 업체로 남을 것으로 전해졌다. 당장 삼성과의 결별이 힘들다는 증거다.
디스플레이도 애플이 서둘러 삼성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분야지만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시장조사 업체 디스플레이서치의 하야세 히로시 분석가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얼굴이나 다름없는 디스플레이를 경쟁사에서 구입하는 것은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삼성도 애플 이후를 대비해야=결국 시간의 문제지 조만간 애플의 삼성 독립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애플이 삼성과의 거래를 완전히 끊는다면 삼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마크 뉴먼 분석가는 "애플이 지난해 삼성에서 구매한 부품 규모는 100억 달러에 이른다"며 "삼성의 전체 부품 판매 규모 591억3000만 달러(약 67조 8900억원)의 6분의 1가량"이라고 말했다.
삼성도 맞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3월 샤프의 지분 3%를 취득하고, LCD 디스플레이를 구매하기로 했다. WSJ는 "삼성과 샤프의 협력 관계는 단순히 삼성이 샤프의 5대 주주가 된 것 말고도 애플과 사프의 밀월 관계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부품 외에 완성폰에서도 삼성을 향한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삼성은 유럽 주요 5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FT는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폰의 약진과 소니 HTC 화웨이 등 경쟁 업체의 추격이 삼성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또 애플에 비해 여전히 떨어져 있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