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자가점유율 하락

수미심 2013. 5. 14. 06:41

자가점유율 하락…"집 갖고 있어도 전세 산다"

머니투데이|전병윤 기자|입력 2013.05.13 11:02
 
내 집을 보유하지 않거나, 집을 갖고 있어도 전월세에 살고 있는 비율이 늘었다.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전월세 선호 현상이 커진데다, 매매 시장의 부진 탓에 기존 보유 주택을 팔지 못해 전세에 머물고 있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확대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처럼 자가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주거의 질적 수준의 하락을 의미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3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2년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기준 전국의 자가점유율은 53.8%로 2010년 54.3%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자가점유율이란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본인 소유인지'를 조사한 통계다. 내 집이 있어도 전세에 살고 있다면 자가점유율에 포함되지 않는다.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점유 형태와 무관하게 '집을 소유하고 있는지'만 파악한 자가보유율과는 차이가 있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가보유율은 61.3%다.

자가점유율은 중·고소득층을 중심으로 감소했다. 중소득층의 자가점유율은 2010년 54.0%에서 지난해 51.8%로 줄었고, 같은 기간 고소득층은 69.5%에서 64.6%로 감소했다. 반면 저소득층은 2010년 46.9%에서 지난해 50.4%로 늘었다.

국토부는 주택시장 침체로 주택구입능력이 있는 계층을 중심으로 매매보다 전세 수요로 전환한 점이 영향을 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주거의식과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 72.8%는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는 2010년도 83.7%에 비해 10.9%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주거의 질적 악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자가점유율이 높다는 건 자녀 교육이나 직장 문제로 집을 갖고 있어도 다른 곳에 전세로 거주하거나 주택을 팔지 못해 묶여 있는 현상을 담고 있다"며 "주거의 질적 측면에서는 자가점유율 상승은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소득대비 주택가격 구입배수(PIR)도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국 PIR은 5.1로 2010년 4.3보다 높아졌다. PIR이 5라는 건 1년 동안 번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5년을 꼬박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집값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서울과 수도권의 지난해 PIR은 8.9와 6.7로 2010년 9.9와 6.9보다 각각 낮아졌다. 이번 주거실태조사의 PIR은 자가점유에 대해 중위 가격의 주택과 중위 소득 계층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주택가격은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 다세대 주택 등을 포함했다. 상대적으로 주거 선호도가 높고 가격이 높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할 경우 서울과 수도권의 PIR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진미윤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독일의 경우 자가점유율이 50% 미만이지만 워낙 공공임대 주택이 활성화돼 있고 임대료 상승도 국가에서 제한하고 있어 주거의 복지 수준이 높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공공임대가 취약한 상황에서 자가점유율이 낮고 PIR마저 높은 수준이란 점은 서민의 주거환경이 불안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임차가구의 주거비 부담인 RIR의 경우 지난해 19.8로 2010년 19.2보다 소폭 올랐다. RIR이 20이라는 건 월 소득이 100만원일 경우 임대료로 20만원을 지출한다는 의미다. 반면 저소득계층의 RIR은 2010년 28.2에서 21.8로 조금 내렸다.

이번 조사에서는 가구당 평균 주거면적은 78.1㎡로 2010년보다 9.4㎡ 넓어졌고 1인당 주거면적은 2010년 28.5㎡에서 3.2㎡ 증가한 31.7㎡로 나타났다.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크게 줄었다. 2010년 조사에서 전체가구의 10.6%인 184만 가구가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했으나 2012년에는 전체가구의 7.2%인 128만 가구가 미달해 총 56만 가구가 감소했다.

자가가구의 평균거주기간은 12.5년, 임차가구는 4.2년이었다. 혼인이나 독립 등의 이유로 가구주가 된 이후에 생애최초 주택구입에 소요되는 기간은 평균 8.0년으로 조사됐고 이들 중 67.6%는 아파트를 생애최초 주택으로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2년 이내에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가구는 전국 213만 가구(전체 가구의 12.0%)이며 이들 가구의 예정 주택구입가격은 전국 평균 2억6259만원(수도권 3억1706만원), 예정 전세가격은 1억2245만원(수도권 1억4379만원)으로 조사됐다.

주거의식과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국민의 72.8%는 내 집을 꼭 마련하겠다고 생각했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거환경에 대해 만족하는 가구와 불만족하는 가구의 비율은 9대 1로 2010년 8대2와 비교하면 개선됐다.

이번 조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토지주택연구원과 한국갤럽,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012년 6~8월 동안 전국의 3만3000가구를 대상으로 1대 1 개별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2012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 자료는 국토교통부 홈페이지(www.molit.go.kr), 국토해양통계누리(stat.molit.go.kr)와 온나라부동산포털(www.onnara.go.kr)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