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노후생활을 일컫는 말로 이용되는 단어는 아마 '은퇴(隱退)'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이 용어는 과거 농경사회에서 만들어져, 오늘날까지 계속 사용되는 용어있니다. 그러다
보니 가지고 있는 뉘앙스가 말 그대로 관직에서 물러나 숨어서 노후생활을 한다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현실감에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후기 정보화 사회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노후생활에 대해 퇴직이후에는 조용히 쉬면서 살아가는 것이라는 오해를 심어주고 있는
단어입니다.
은퇴(隱退)라는 말은 5000년 동안 계속된 농경사회에서
만들어진 말입니다.
그 당시에는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였으며,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일을 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관료이거나 귀족으로 특권층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 나이가 들어 정계에서 물러나는 것이 바로
은퇴(隱退)였습니다. 말 그대로 관직에서 물러나 숨어서 산다는 의미에 맞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관직에서 물러나 조용히 숨어 살게 되면 몇 가지 이로운 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추후 생활에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자리는 적은 데,
이를 쟁취하기 위한 권력다툼은 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역사가
증명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권력자가 자리에서 물러나서 권력의 중심지와 멀리 떨어져 살게 되면, 오늘날과 달리 권력의 중심지와 거리감으로
인해 권력을 다툴 수 있는 경쟁자라는 대상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경도(京都)와 어느 정도 떨어진 지역에서 자리를 잡아 살게 되면, 본인이
소속되었던 당파가 권력다툼에서 져도, 목숨을 건사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새로운 권력자라
하더라도 멀리 떨어져 사는 은퇴자를 해한다면, 역사는 반복되면서, 본인도 그런 위치에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노후
생활에 대한 안전판으로서도 은퇴자의 노후는 안심이 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 집니다. 일례로 우리나라 조선후기를 보면
서원들이 서울과 가깝지 않은 경상도나 전라도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러면
현대의 노후생활을 의미하는 말로서는 어느 말이 적당할까요? 사전이나 문헌을 찾아봐도 적당한 말이 없고,
외국어를 찾아봐도 우리에게 적용할 만한 용어는 없습니다. 그래서
은퇴(隱退)라는 말은 은퇴(隱退)시키고,
이러한 용어로 바꾸어 생각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바로
'은퇴(恩堆)'입니다
은(恩)이라는 한자어는 1.
은혜(恩惠)
2. 인정,
온정
3. 혜택(惠澤)
4. 사랑하다
5. 감사(感謝)하게
여기다
6. (은혜를)베풀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고,
퇴(堆)라는
말은 1.
쌓다
2. 쌓이다
3. 놓다
4. 흙무더기
5. 언덕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의미는 노후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이제는 국가,
사회,
가족,
동료
등에게 사랑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단어입니다.
말에는
생명력이 있습니다.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에 우리의 생활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매일 부르는 사람의 이름이 갖는 이치를 생각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그래서 물러나서 숨어사는
은퇴(隱退)라는
노후생활보다는,
이제는
어느 정도 세상을 살아왔고,
개인의
성찰을 통한 완성의 길을 가는 노후의 삶을 은퇴(恩堆)라고
한다면 우리의 노후생활은 좀 더 밝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