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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해의 집'으로 소문난 이천원 국밥집

수미심 2022. 6. 26. 05:21

 '송해의 집'으로 소문난 이천원 국밥집

입력 2022. 06. 26. 00:06 댓글 97
 

“전국~ 노래자랑!”

지난 8일 ‘국민 MC’ 고(故) 송해 씨가 9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34년간 매주 일요일 낮이면 울려 퍼지던 ‘딩동댕’ 소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은 그를 추억합니다.


서울 지하철 역 종로 3가 5번 출구에는 송해 씨의 분향소가 있습니다.

평소 그와 가까웠던 서울 종로구 낙원동 일대 상인이 모여 만든 것입니다.

이들은 매일 새벽 국화꽃을 두고 시민들이 그를 추모할 수 있도록 합니다.

분향소는 다음 달까지 꾸려질 예정입니다.

분향소에 놓인 편지


종로 2가 육의전 빌딩에서 낙원상가 앞까지는 ‘송해길’이 펼쳐져 있습니다.

몇몇 인근 가게는 송 씨 이름을 걸고 장사 중입니다.

송 씨는 주변 가게들이 더 잘되길 바라며 대가 없이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있게 했습니다.

오늘의 아살세툰은 인근 가게 중 하나인 ‘송해의 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송 씨는 1951년부터 같은 자리에서 장사해온 가게의 30년 넘은 단골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50년 넘은 가게 간판도 직접 교체해주었습니다.

식당 내부에 있는 ‘송해의 집’이라는 문구와 캐리커처까지 송 씨가 먼저 제안한 것이라고 합니다.


지난 19일 ‘송해 없는’ 송해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10평 남짓한 가게는 오후 3시에도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뤘습니다.

인터넷에 많이 소개된 덕인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옵니다.

가게에 더 앉을 자리가 없자 주인은 혼자 밥을 먹던 어르신 자리에 젊은 커플을 안내합니다.

“여기는 원래 이런 곳이에요”라고 말하자

그들은 금세 분위기에 적응해 자연스레 국밥과 소주를 시켜 먹었습니다.


탑골공원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 이곳은 ‘이천 원 국밥집’으로 유명합니다.

오랜 기간 ‘착한 가격’을 고집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불가피하게 500원을 인상하게 되었습니다.


가격을 인상한 지난 1일부터는 ‘2500원’ 국밥집이 됐습니다.

지난 32년간 오른 값은 겨우 1500원입니다. 주인인 권 씨는 “손님들이 먼저 가격 올리라고 하더니

인상 이후 오히려 더 맛있다고 해요”라며 상황을 이해해준 손님들에게 고마워했습니다.


이곳의 단품 메뉴인 우거지 얼큰 국은 소뼈 육수를 씁니다.

직접 말린 우거지를 넣고 푹 고아 두부와 함께 끓인다고 하는데요.

상에 둔 소금과 고춧가루를 입맛에 맞게 넣어 먹으면 됩니다.

오랜 시간 송 씨와 시민에게 '딩동댕'을 받은 비결은 소탈한 가격과 집밥 같은 ‘맛’이 아니었을까요.

단일메뉴인 우거지 얼큰 국


글·그림=이유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