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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청장, 수고하셨습니다…퇴임식 없이 ‘마지막 인사’

수미심 2022. 5. 17. 17:19

정은경 청장, 수고하셨습니다…퇴임식 없이 ‘마지막 인사’

등록 :2022-05-17 16:36수정 :2022-05-17 17:13장현은 기자 사진

4년10개월 만에 방역수장 자리서 물러나
‘흰 머리·낡은 구두’…K-방역의 상징
마지막 국회 일정 “원칙 가지고 방역했다
정치방역과 과학방역 구별 적절치 않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22년도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정부 측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케이(K)방역’의 상징이었던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4년10개월 만에 방역의 수장 자리에서 물러난다.
17일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이었던 백경란 성균관대 의대 교수(감염내과)를
신임 질병청장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이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 출석을 끝으로
질병청장으로서 공식 업무를 마무리했다.
 
정 청장은 복지위 전체회의에서 2년간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해 “원칙을 가지고 (방역에) 노력했다”고 답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코로나19 ‘과학 방역’을 강조하며 문재인 정부의 방역을 ‘정치 방역’이라고 비판하는 데 대해선, 이를 구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정 청장은 “백신이나 치료제 같은 경우 엄밀한 임상 시험을 거쳐 근거를 가지고 정책을 추진했다”며 “거리두기나 사회적 정책들은 사회적 합의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가는 정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치방역과 과학방역) 그것을 구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날 정 청장은 오후 3시께 별도의 이임식 없이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연합뉴스
의사 출신인 정 청장은 1995년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인 국립보건원 보건연구관에 특채로 임용돼 공직에 들어선 뒤,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질병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2014년에는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장을 맡은 뒤 2016년부터는 긴급상황센터장을 지냈다.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당시 최전방에서 위기관리 대응을 했던 경력을 인정받아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다. 첫 여성 질병관리본부장이었다. 이후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서 청장 자리에 임명됐다. 정 청장은 감염병에 대한 전문성과 조직 내 두터운 신망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령탑 역할을 톡톡히 했다. 코로나19 초기 3T 전략(검사·추적·치료)을 통해 대규모 확진자를 억제하고, 초기 방역 체계를 정립했다.특히 브리핑에서의 침착한 대응과 헌신적인 모습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코로나19 유행 초기 첫 확진자가 나온 뒤 매일 브리핑에 나선 정 청장의 점점 수척해지는 얼굴과 흰 머리, 브리핑 현장에서의 낡은 구두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정 청장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2020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과 BBC ‘2020 올해의 여성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장현은 기자 mix@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