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강수연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던 강수연, 후배 사랑도 지극

한국영화를 처음으로 국제무대에 알린 최초의 한류스타 배우 강수연(56)이 7일 오후 3시쯤 별세했다.
그는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고 외치며 남성 중심의 영화계를 휘어잡은 여성이었고,
후배 영화인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던 선배였다.

강수연은 1987년에 나온 임권택 감독 영화 ‘씨받이’를 통해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네치아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영화에서 그는 명문가에 씨받이로 들어간 여자 ‘옥녀’를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여성 배우로서 가져가야 할 전형적인 이미지를 깨면서 이뤄낸 점이라는 의의가 있다.
이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처녀들의 저녁식사’(1998) 등 페미니즘에 기반한 영화에 출연하면서 배우로서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영화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박근혜 정부 당시 부산국제영화제가 외압 논란에 휩싸이며 큰 위기를 맞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공동집행위원장을 맡으며 영화제 부활에 앞장섰다. 당시 그는 기자회견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제가 망가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고, 게다가 앞으로 나서 달라는 후배들의 간절한 요청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말술로 알려진 강수연은 남성 중심이었던 영화판을 휘어잡으며 후배들을 향해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는 명언을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강수연과 술자리를 하며
이 모습을 지켜본 류승완 감독은 강수연의 이 말이 너무 멋지다고 생각해 영화 ‘베테랑’ 대사로 집어넣기도 했다.
장례는 영화인장(위원장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으로 치른다.
영화인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이우석,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황기성(가나다 순)씨가 고문을 맡는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1일.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