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바이든 용산공원 함께 거닐까???
강력한 한·미동맹 ‘신호탄’… 尹·바이든 용산공원 함께 거닐까
입력 : 2022-04-28 18:38:37 수정 : 2022-04-28 20:52:54
역대 가장 빠른 한미정상회담 열린다
바이든, ‘日보다 먼저 韓 방문’ 상징적
美 중간선거 기간 해외순방도 이례적
양국실무진 비공개로 의전·의제 조율
국빈방문보다 공식·실무방문에 ‘무게’
회담장소 집무실 있는 용산지역 유력

다음 달 21일 개최되는 새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은 역대 새 정부 출범 후 최단기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윤석열정부 ‘한·미 동맹 중심 외교전략’ 본격 가동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당선인과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기지 터 반환으로 탈바꿈할 용산 시민공원을 회담 전후 함께 거닐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곳은 과거 100여년 간 외국군이 주둔한 ‘금단의 땅’이었다가 미군이 한국에 반환하면서 ‘공원’이라는 새 옷을 입고 국민 품으로 돌아온 곳이라 한·미 동맹과 두 나라 사이의 우의를 상징하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윤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등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이번 회담 의전·의제 등을 조율 중이다. 얼마 전 에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담당 선임국장이 비공개로 방한해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핵심 관계자와 회담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내달 20일부터 22일까지 방한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형식(국빈방문·공식방문·실무방문 등)과 세부 일정 등에 대해서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국빈방문 형식은 의전상 최고 예우로, 우리 대통령 임기 중 원칙상 국가별로 1회에 한정된다.
다만 백악관 측은 실용적인 형태의 방한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이 국빈방한이 될지 여부는 아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공식방문이나 실무방문이 되더라도 우리 정부 입장에선 새 정부 출범 직후 열리는 회담인 만큼 향후 5년 간의 한·미 관계 기본틀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윤 당선인 측과 외교가 등에선 이번이 바이든 대통령의 첫 동아시아 순방이자,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찾는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통상 일본 다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었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가 있다는 점도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 의미를 더한다. 대통령 임기 중에 실시되는 상·하원 의원 및 공직자 선거인 중간선거는 국정운영 중간평가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들은 보통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해외 순방을 자제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윤 당선인이 대선 때부터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취임 후 첫 외교사절로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을 보내는 등 공을 들인 게 빛을 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회담에선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위협 대응, 글로벌 공급망 불안 해소 등을 위한 양국의 협력 방안이 메인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등 국제 정세 관련 양국의 협력 방안 등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8일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와 평화와 독립을 위해 한·미 양국이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서울 내수동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연상케 하는 파란색 셔츠에 노란색 넥타이를 매 눈길을 끌었다.
정상회담이 열릴 장소와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 체류 중 방문지 등에도 관심이 모인다. 정상회담 장소로 가장 유력한 곳은 새 대통령집무실이 들어설 용산이다. 윤 당선인은 다음 달 10일 취임 직후부터 용산 국방부 청사 5층에 마련된 임시집무실에서 집무를 시작한다. 청사 2층에 있는 기존 국방부 장관 집무실을 대통령집무실로 개조하는 공사가 회담 당일인 내달 21일까지 완료될지 여부가 불투명해 인근에 있는 국방컨벤션센터나 국립중앙박물관 등이 활용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은 2010년 11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환영 만찬 장소로 활용된 바 있다. 국방컨벤션 역시 대규모 연회가 가능한 곳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지로는 비무장지대(DMZ)와 판문점, 평택 미군기지(캠프 험프리스), 반도체 생산 단지 등이 거론된다. 특히 새 대통령집무실 앞 용산 공원 예정 부지를 윤 당선인과 함께 거닐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미 양국은 용산 공원이 들어설 옛 미군기지 터의 조기 반환에 대해서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위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아직 회담과 관련해 확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며 “의전·경호 문제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의 일정이나 방문지 등은 방한 하루 이틀 전에나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