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민주당에 무슨 일이
의장에 반기 든 운영위원장..서울시의회 민주당에 무슨 일이
이밝음 기자 입력 2022. 03. 20. 05:05 댓글 90개"전문성 무시, 내정자 의혹" vs "조직 안정화하려는 것"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수석전문위원 인사 등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인사권 독립 이후 갈등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20일 시의회 등에 따르면 김인호 의장이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개방형 직위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하려고 하자 김정태 운영위원장이 형식과 내용에 문제가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다. 개방직은 외부 전문가를 뽑지만 일반직은 내부 공무원을 승진시킬 수 있다.
◇외부 전문가 뽑던 복지위 수석전문위원, 일반직으로
서울시는 시의회 요청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서울특별시의회 사무기구 및 사무분장 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사무처 업무를 돕는 정책기획담당관을 신설하고,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을 개방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개정안이 공포되면 시의회에는 정책기획담당관과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 등 내부 공무원이 갈 수 있는 일반직 4급 자리가 2개 더 생긴다.
김정태 위원장은 입법예고 기간이던 지난 14일 운영위원 일동 명의로 상정과 의결 보류를 요구하는 의견을 제출했다.
김 위원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규칙 개정은) 누군가를 일반직으로 임용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며 "이전부터 구체적인 하마평이 돌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늘어난 4급 자리에 내정자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또 "시의회는 30년 넘게 전문성 확보를 위해 수석전문위원을 개방직으로 뽑아 왔는데, 이를 일반직으로 바꾸는 것은 시의회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시의회 내에서도 운영위와 보건복지위가 여전히 (개정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성 무시, 내정자 의혹" vs "조직 안정화 목적"
반면 김인호 의장은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만 개방직에서 일반직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현재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과 전문위원 모두 공석이고, 다면평가를 하면 전체적으로 점수가 낮다"며 "조직 단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행정 경험이 많은 일반직이 가서 조직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석전문위원을 꼭 개방형으로만 뽑아야 한다는 건 없다"며 "보건복지위원장과도 다 협의가 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반직 전환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회 인사권이 독립됐으니 일반직들이 승진할 수 있는 자리를 늘리고 싶을 것"이라며 "업무 강도가 높아 이직률이 높은데, 일반직으로 바꾸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시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갈등 이어져
시의회는 지난 1월 인사권 독립 이후 수석전문위원 인사를 놓고 잇달아 갈등을 겪고 있다.
지난달 운영위 회의에서는 수석전문위원 신규 채용을 논의하던 중 김상인 시의회 사무처장이 '사무처 직원이 (의원) 부하직원이냐'고 반발하자 김정태 운영위원장이 의사봉을 내던지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사무분장 규칙 개정 권한도 서울시가 아닌 시의회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가 이를 개정하는 것은 시의회 인사권 독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기구와 정원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지자체장에게 공무원 정원 관리 권한이 있기 때문에 법령 개정 없이는 시의회가 권한을 가질 수 없다.
김 위원장의 반대에도 규칙 개정은 일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시의회는 지난 18일 서울시에 기존 일정대로 조례규칙심의회를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bright@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