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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철수’ 다당제 ‘어음’ 대신 2인자 ‘현찰’ 선택

수미심 2022. 3. 4. 12:59

‘또 철수’ 안철수, 다당제 ‘어음’ 대신 2인자 ‘현찰’ 선택

굵직한 선거서 네번째 중도 하차
전문가, 총선 후 미래 도모 분석
“총선 공천권 등 약속 받았을 수도”

입력 : 2022-03-04 00:03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선언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3일 후보직을 중도 사퇴하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했다.

안 후보가 대선 등 굵직한 선거에서 중도 하차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다당제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불안한 어음’보다는 윤 후보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인자’ 자리를 선택하며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후보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안 후보의 이른바 ‘양보의 역사’는 2011년부터 시작됐다.

‘안철수 바람’을 일으키며 정치권에 등장했던 안 후보는 그해 10월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당시 무소속 후보에게 조건 없이 후보직을 양보했다. 약 50% 지지율을 보인 안 후보가 5% 지지율인 박 후보에게 후보직을 선뜻 내주면서 ‘대한민국 정치사에 없던 신선한 충격’이라는 말이 나왔다.

안 후보의 이런 행보에 찬사가 쏟아졌고 단번에 강력한 대선 후보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철수 정치인’이라는 오명이 붙기 시작하는 계기가 됐다.

안 후보는 2012년 대선에서도 양보를 선택했다. 대선을 불과 26일 남긴 상황에서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야권 후보 자리를 내준 것이다.

안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돼 새로운 정치를 펼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한다”며 “정권교체를 위해서 백의종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일화 협상 과정에서 발생한 파열음 등으로 ‘아름다운 단일화’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 후보도 대선 당일(12월 19일) 돌연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났다.

안 후보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야권후보 자리를 두고 처음으로 단일화 경선을 치렀다. 앞선 두 차례 선거 때처럼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경선에서 안 후보는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석패했다. 이에 안 후보는 경선 결과에 전적으로 승복하며 “야권의 승리를 위해 힘껏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안 후보는 오 시장과 함께 유세현장을 누비며 지지를 호소하고 승리에 기여했다.

안 후보가 또다시 중도 하차를 결심하게 된 것은 장기적인 전망과 연관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윤 후보가 민주당의 정치개혁안을 뛰어넘는 제안을 안 후보에게 한 것 같다”면서 “지방선거와 총선 공천권, 내각 구성권, 당내 지분, 국무총리직 등을 약속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 원장은 이어 “안 후보의 관심사는 미래이며 그 미래는 차기 대선”이라며 “자신의 꿈을 이루는 데 있어 민주당보다는 윤 후보와 손을 잡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4496&code=11121900&sid1=pol&cp=nv2